[뉴시스 인터뷰]신춘수·노현태, 이것은 발명···뮤지컬+K팝 '팝시컬'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디컴퍼니 신춘수(오른쪽) 대표와 오디엔터테인먼트 노현태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디컴퍼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신춘수(51) 오디컴퍼니 회장이 꺼내 든 '팝시컬(POPSICAL)' 카드는 신선했다. 뮤지컬과 K팝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 한류 붐을 이끌고 있는 K팝을 적용한다면, 오랫동안 침체된 뮤지컬계의 돌파구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신 회장은 4월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그리스'의 새 프로덕션에 이 장르를 적용한다. '그리스'는 여주인공 '샌디'와 남주인공 '대니'의 사랑, 청춘 이야기다. 극중 두 사람을 중심으로 그룹이 형성된다.
신 회장은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지내며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펜타곤' 등을 발굴하는데 힘을 실은 노현태(52) 오디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함께 극중 두 그룹인 '티버드'(5명)와 '핑크레이디'(5명)를 가요계에도 데뷔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디컴퍼니 신춘수(오른쪽) 대표와 오디엔터테인먼트 노현태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디컴퍼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프로듀서들이 새로운 배우를 각자의 성향으로 발탁할 수 있어요. 그런데 트레이닝을 하는데 좀 더 갖춰진 체계를 만들고 싶었어요. 공연계에 보탬이 되고 싶은 거죠. 이미 '그리스'는 출신 배우들이 다른 공연에서 많이 활약을 하고 있거든요. 좀 더 시스템을 만들면 그 파급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봐요." 그동안 '그리스'에는 조정석, 주원, 엄기준, 김무열, 강지환, 이선균, 한지상, 김소현, 조여정 등이 출연했다.
한편에서는 신 회장이 신인이 아닌 스타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제작자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조승우·홍광호·박은태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지킬앤하이드'가 보기다.
사실 조승우는 '지킬앤하이드'와 함께 성장해온 배우다. 신 회장은 최근 '지킬앤하이드'에 새로운 배우들인 민우혁, 전동석을 투입하기로 했다. 2016년 국내 초연한 디즈니 뮤지컬 '뉴시즈'에서는 기존의 스타 시스템을 문제 삼으며 젊은 배우들로 주역들을 채웠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디컴퍼니 신춘수(오른쪽) 대표와 오디엔터테인먼트 노현태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디컴퍼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결국은 프로덕션의 효율적인 운영이 목표다. "팝시컬 그룹이 앨범을 통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관심도가 높아지면, 뮤지컬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되겠죠. 그리고 과장된 행동과 노래 등 뮤지컬 관련 고정관념도 깨트리는 기회가 될 거라고 봅니다. 소수만이 즐기던 뮤지컬 장르에 K팝 문법이 들어가, 벽을 부서트리는 거죠. 뮤지컬과 가요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거예요."
신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노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빤하지 않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신 회장님과 함께 이야기하다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봤어요"라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가요 일을 시작한 노 대표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신 대표는 절친한 최성필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통해 작년 초 노 대표를 소개 받고 의기투합했다.
노 대표는 잘 알지 못했던 뮤지컬을 접하고 신세계에 빠져 있다며 싱글벙글이다. "뮤지컬배우는 춤, 연기, 노래가 모두 가능해서 끼가 정말 넘쳐요"라면서 "동료애도 끈끈해서 함께 하는 것이 즐거울 것 같았어요"라며 웃었다.
핑크레이디 ⓒ오디엔터테인먼트
노 대표는 "팝시컬 그룹은 새로운 호소력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뮤지컬배우의 전형적인 무엇도 깨트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대표는 "팝시컬이 단숨에 메인 장르가 될 것이라고 생각 안 해요. 비주류로 자리를 잡을 수도 있죠. 하지만 K팝에 뮤지컬이 접목되면 새로운 형식과 격이 생긴다고 믿어요. 결국 양쪽 모두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겠죠"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오디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음반사업본부를 맡은 노 대표 외에 다양한 인사들을 영입했다. 뮤지컬 '미스터 쇼' 프로듀서이자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의 한국 프로듀서 정 마크 지원이 대표이사를 맡는다. KCMI 프로모션 마케팅 전무이사와 해외 뮤지션 전문 프로모터 기업 DBA 프로덕션 부사장을 역임한 윤상섭이 부대표다. MBC 드라마국 국장 등을 지낸 박종 PD가 드라마사업본부 대표다.
신 회장은 "각 영역의 프로들이 만나서 각자 영역을 책임진다면 결국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판단했어요"라면서 "문화, 엔터테인먼트는 순발력이 필요해서 한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보다 협업 형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오디컴퍼니 신춘수(오른쪽) 대표와 오디엔터테인먼트 노현태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디컴퍼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업계의 생태계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뮤지컬계는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제작이 난무했고, 거품이 형성됐죠. 인프라는 구축이 안 된 상황이고 스태프와 배우는 한정돼 있느니 퀄리티의 문제가 있는 작품들이 생겨나는 거죠. 프로듀서로서 이 시장을 어떻게 흔들어서 자리를 잡게 할 지가 관심이에요. 분명 쉬운 선택도 있지만 본질로 돌아가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 '그리스'는 작품의 본질과 신인들의 패기로 공연을 매진시켜보려 합니다."
뮤지컬을 이해하는 과정에 있다며 몸을 낮춘 노 대표도 "뮤지컬를 새롭게 대중화시키는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신 회장의 말에 적극 동의했다. 신 회장은 우선 결과보다 과정을 톺아봤다. "팝시컬 최선의 결과는 흥행이 아니에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인정 받는 거죠. 저희처럼 뮤지컬과 K팝이 서로 자극과 영감을 주고 받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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