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보유세 압박에 호가 낮춘 급매물 쏟아진다

등록 2019.01.27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자금 여력없는 다주택자…"갈수록 세(稅) 부담 증가"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매도세 강해질 듯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9.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정부가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공시가격 현실화'를 본격 추진하면서 부동산시장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 단독주택 가격이 전국 평균 9.13%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오는 4월 예고된 아파트 공시가격도 시세에 맞게 올려 공시가격 현실화를 실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집값 안정화를 위한 마지막 카드인 공시가격 현실화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지난해 정부가 쏟아낸 양도세 중과와 대출 규제 강화 등 부동산대책에 사실상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부는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까지 집값이 하락할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9.13부동산대책 이후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고가·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려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한 조치이자 부동산시장에 집값이 안정될때까지 규제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부동산시장은 심리가 크게 좌우되는 만큼 불안심리를 차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정부는 집을 여러채 보유한 다주택자가 부동산시장을 교란시키는 투기세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는 일부 급매물만 이따금 거래될뿐 서울 주요지역과 신도시 아파트단지에는 부동산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없이 호가만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규제정책으로 다주택자들을 옥죄고 있지만 아직까지 버틸 여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고가·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실수요 주택 보유자까지 보유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지만 보유세 부담이 늘어 무분별한 투기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집값을 잡지 못하면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없다는 참여정부의 실패를 경험한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시가격의 일률적 인상이 아니라 집값이 급등한 상황이 반영되는 조세 형평성 차원의 현실화라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시스】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9.13% 올랐다. 서울은 17.75%로 주택가격공시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9.13% 올랐다. 서울은 17.75%로 주택가격공시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우리나라에서 집 한채를 소유한 가구수는 1074만 가구다. 이중 집 한채만 가진 가구는 전체의 33%에 해당하는 350만 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720만 가구는 집을 두채 이상 가진 다가구인 것이다.

또 다주택자 상위 10명이 보유한 주택은 모두 3800채로 1인당 평균 380채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려 부동산시장에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거래 없이 집값만 떨어지는 지금의 거래절벽 현상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정부의 바람대로 부동산시장의 무게 중심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억원의 호가를 낮춘 급매물 등장은 4월 발표될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또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오는 6월1일 이전에 주택시장에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부동산시장의 중론이다.

개별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시세에 맞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의 경우 이미 시세반영률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몇몇 단독주택만큼 공시가격이 급등하지 않겠지만 집값 급등 근원지인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공시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급매로 처분하거나 임대사업자 등록에 나설 공산이 크다. 집값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일부 자산형 다주택자들을 제외하고 전세와 대출 등을 끼고 갭투자에 나선 다주택자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집값 하락세에 갈수록 느는 세 부담으로 자금 여력이 없는 다주택자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는 4월을 기점으로 매도세가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며 “현재 부동산시장은 관망세지만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돼 세금 부담이 좀 더 현실화되면 주택 보유자의 체감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공시가격이 오르면 다주택자들이 버티기 힘들어져 물량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시점인 오는 4월을 기점으로 매도 강세가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