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정국 돌입…한국당 "전원 부적격" 험로 예고
한국당, '통일' 김연철 대북관 등 집중 공세 예고
보궐선거 등 대외 변수에 보고서 채택 미지수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8일 정부 부처 7곳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정부 들어 3번째 개각으로 역대 이뤄진 개각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2명의 차관급 인선도 함께 단행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더불어민주당은 '전문성과 신상에 큰 결격 사유가 없다'고 옹호하고 있지만 야당은 7인 전원에 대해 '친북 성향, 위선 개각, 대충대충 개각'이라며 결격 사유를 내걸고 있다.
여야가 다음달 3일 보궐선거와 선거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윤리위원회 제소 등을 놓고 대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인사청문회가 이뤄지는 만큼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25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26일 김연철 통일부·문성혁 해양수산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27일 진영 행정안전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청와대와 여당은 후보자들에 대해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불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문재인 정부 7대 배제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각종 흠결을 제기하며 흔들기에 나섰다.
우선 김연철 후보자 청문회는 청문회 최대 화약고로 불린다. 한국당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무용론을 주장해온 김 후보자는 후보자와 정부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대상으로 회자된다.
김 후보자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을 통과의례로 표현하는 등 자연인 시절 정제되지 않은 발언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저격수에서 수비수로 돌아선 4선 국회의원 박영선 후보자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 장남의 이중 국적 문제, 장남의 외국인 학교 고액 학비, 배우자의 종합소득세 지연 납부 등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 후보자가 저격수로 활동할 당시 후보자들에게 사퇴를 요구했던 사안들이다. 박 후보자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지만 과거 발언이 본인의 청문회를 앞두고 부메랑이 되는 모양새다.
최정호 후보자는 다주택자로 갭투자와 꼼수 증여 의혹에 휘말려 있다. 최 후보자는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관리하는 등 현 정부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본인의 투기 의혹을 비춰볼 때 임무 수행에 필요한 권위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양우 후보자는 CJ ENM 사외이사 경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영화 관련 시민단체들은 박 후보자가 2014년 3월부터 CJ ENM 사외이사 및 감사를 맡는 동안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영화계 독과점 행위를 방조했다며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동호 후보자는 아들의 인턴 특혜,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특례 등 다양한 의혹에 휘말려 있다. 조 후보자는 아들의 인턴 특혜를 인정하고 '공과 사를 분명히 하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문성혁 후보자도 아들의 한국선급 특혜 채용, 위장 전입, 건강보험료 편법 납부 등 의혹을 받고 있다. 진영 후보자는 용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역 인근에 토지를 매입한 뒤 10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둬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각 상임위별로 청문회 준비 사항을 점검하고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친북 성향, 위선 개각, 대충대충 개각"이라며 "국민 눈높이가 아닌 문 대통령 눈높이 개각에 대해 송곳 같은 MRI식 검증으로 철저하게 파헤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상임위 위원을 재배치하는 등 치밀한 방어전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울 수 있는 호기"라며 "후보자 개인의 흠결은 물론 인사권자의 인선 배경과 검증 책임까지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쉽게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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