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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 시대 방송가도 랜선 혁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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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04 10: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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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배우 박보검이 조용히 입대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별도의 입영식도 없었다.

팬들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달 26일로 예정됐던 박보검 주연 tvN 새 월화극 '청춘기록'의 온라인 제작발표회마저 취소됐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없앤 건 이뿐만이 아니다. 고수, 허준호 주연 OCN 주말극 '미씽 : 그들이 있었다', 카카오TV 디지털 드라마 '아만자' 등 온라인 제작발표회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그나마 진행된 SBS TV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투명 가림막과 함께 모든 배우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참여했다. SBS TV 금토극 '앨리스' 역시 김희선을 포함한 주연 배우들은 제작발표회 내내 마스크를 벗을수 없었다.

그렇게라도 열린 제작발표회는 호사다. 코로나 확진세가 방송가를 강타하면서 드라마와 예능의 촬영 자체가 중단, 첫 방송이 연기되거나 결방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준기, 문채원 주연 tvN 수목극 '악의 꽃'은 촬영 중단으로 지난 3일 결방했다. JTBC 금토극 '우아한 친구들' 역시 지난달 28일 결방하면서 최종회가 연기됐다.

황정음 주연 KBS 2TV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는 피눈물을 흘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평균 3~4%로 낮은 시청률을 보이긴 했지만 종영을 앞두고 출연 배우 중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촬영 중단은 기본, 지난달 24~25일 이틀 연속 휴방했고 종영일도 당초 25일에서 이달 1일로 연기했다. 결국 3% 초반대 시청률로 초라하게 퇴장했다. 

아직 방송을 시작하지 않은 드라마들은 그야말로 대략 난감이다. JTBC '경우의 수', tvN '낮과 밤' 등이 촬영을 중단했으며 KBS '도도솔솔라라솔'의 경우 촬영 중단과 함께 첫 방송을 연기하기도 했다.

방송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방송은 한두명이 아닌, 여러 명이 참여하는 제작시스템이다. 화면에 잡히는 출연진이 한두명이라고 해도 제작 인원은 수십명에 이른다. 6~7명이 출연하는 야외 예능의 경우 모이는 인원은 100명 이상일 때도 있다.

이중 한두명만이라도 감염된다고 가정하면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 확진자가 방송국에 복귀하기라도 한다면 방송국 자체가 '셧다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그저 예방을 위해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면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어디서 어떻게 누가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방송가의 생존책은 '랜선 소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MBC TV 예능물 '백파더' 등 일부 프로그램들은 화상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찾았고, 일부 야외 예능들도 '프라이빗 방식' 등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재석, 조세호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무작위로 시민들을 만났지만 이번에는 약속된 장소에서 약속된 사람들을 만난다. 이미 섭외된 인물을 만나다 보니 기획 요소가 들어갔고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오히려 시청률이 상승하는 의외의 효과도 낳고 있다.

SBS TV 예능물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코리아'는 프로그램 사상 최초 대한민국 오지에서의 생존기를 그린다. 고립된 장소라는 점에서는 사실상 '프라이빗 방식'인 셈이다. 두 달 만에 돌아온 이번 특별판은 첫 회부터 시청률 두 자리 수를 돌파하면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공적 복귀를 알렸다. 

해외의 낯선 도시를 돌아다니며 버스킹을 하던 '비긴어게인'은 국내 다양한 장소로 돌아왔다. '공연'이라는 특성상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완전한 해결책은 없다. 신뢰할 만한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위험성은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고 방송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 집콕 시청자들의 입맛은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 방송가의 '슬기로운 방송' 혁신이 새로운 시청률 지표로 작용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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