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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일가' 정조준 새 공정거래법…"위기에 찬물" 재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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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7 06:00:00
여야 대표, 공정 경제 3법에 원칙적 찬성 입장
공정거래법, '내부 거래' 규제 대상 2배로 늘려
재계 "코로나19로 힘든데 경영 활동도 위축돼"
공정위 "요건 지키며 내부 거래하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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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정 경제 3법은 대기업의 경제력 남용 억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금융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우리의 오랜 현안이다.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심의에 임하겠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9월23일 최고위원회의)

"공정 경제 3법은 기업의 행패를 시정하려고 발의한 법이므로 현행대로 통과되더라도 큰 문제가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기업은 그 범위 안에서 경영 활동을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9월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여야 대표가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드러내면서 공정거래법(독점 규제와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금융그룹감독법(금융 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상법 등 '공정 경제 3법' 개정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반면 재계는 공정 경제 3법이 기업을 옥좨 민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등을 막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반대를 표하는 목소리가 크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11일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확대 ▲지주사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가격·입찰 등 담합의 '전속 고발제'(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기소를 할 수 있게 하는 것) 폐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익 편취 규제는 기업이 총수 일가 등 특수 관계인에 부당한 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대표적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이면 사익 편취 규제를 적용한다. 개정안에서는 사익 편취 규제 대상 상장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 기준을 30%에서 20%로 낮춘다.

또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가 50%를 초과해 보유하는 회사'도 규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올해 5월1일 기준 210곳인 규제 대상은 591개로 대폭 증가한다. 우선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30% 사이인 상장사는 30곳이다. 재계 1~3위 기업 집단인 삼성·현대자동차·에스케이(SK) 그룹만 해도 삼성생명(총수 일가 지분율 20.82%), 현대글로비스(29.99%), SK㈜(28.59%) 등 주요 계열사가 새 규제 대상에 들어간다.

삼성웰스토리(기존 규제 대상 회사인 삼성물산 자회사)·현대첨단소재(현대머티리얼 자회사)·SK가스(SK디스커버리 자회사), 삼성카드(신규 규제 대상 회사인 삼성생명 자회사)·지아린서비스(현대글로비스 자회사)·SK바이오팜(SK 자회사) 등도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경제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인데,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사익 편취 규제를 강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익 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와 거래를 하려면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하고, 그렇게 될 경우 시장에서는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없다"고 해석해 기업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사익 편취 규제가 기업의 내부 거래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당한 요건만 갖췄다면 내부 거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상적인 경우에 적용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하게 거래 ▲회사가 직접 또는 지배하는 회사를 통해 수행하면 상당히 이익이 되는 사업 기회를 제공 ▲특수 관계인과 현금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 ▲사업 능력·가격·품질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지 않거나, 경쟁사와 비교하지 않고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지만 않으면 사익 편취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밖에 지주사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의 경우 20%만 보유하면 됐던 상장사 지분은 앞으로 30%를, 40%였던 비상장사는 50%를 가져야 한다. 이런 내용은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전환하는 기업 집단 혹은 기존 지주사가 새롭게 들이는 자회사·손자회사에 적용한다.

아직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삼성그룹의 경우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올해 6월30일 기준 5.0%에 불과하다. 역시 지주사 체제가 아닌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율은 21.43%다. 지주사 체제인 SK그룹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특정 회사를 인수·합병(M&A)한다면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

전속 고발제 폐지의 경우 "경영권을 노리는 펀드나 소액 주주 등에 의해 고발권이 남용돼 기업 입장에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늘어난다"는 문제를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가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기소해왔으므로 전속 고발제를 폐지해 검찰력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공정위는 "지주사 체제에는 적은 돈을 들여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하는 특권이 부여돼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강화되면 각 그룹은 그 장단점을 따져서 결정하면 된다"면서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속 고발제의 경우 득과 실에 관한 의견은 엇갈릴 수 있지만, 발생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가격·입찰 등 담합 사건에 한해서만 폐지하는 것"이라면서 "사회에 감시자 수를 늘려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데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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