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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까데호 "코로나 시대, 안전하지만 기발한 공연 고민 중"

등록 2021.02.05 16: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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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규 2집 '프리보디(FREEBODY)'로 호평

라이브 실력 최강자

[서울=뉴시스] 까데호. 2021.02.05. (사진 = 소속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까데호. 2021.02.05. (사진 = 소속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저희의 음악을 전달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비대면 공연에 국한되지 않고 안전하지만 기발하고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재밌는 형태의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흑인 음악이 기반인 '까데호'는 지난해 최고 밴드 중 한팀으로 손꼽힌다. 작년 11월 발매한 정규 2집 '프리보디(FREEBODY)'가 수준급 완성도로 호평 받았다.

무려 19개 트랙이 실린 이 앨범은 솔(Soul)과 펑크(Funk)을 기반으로 록,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음악의 스펙트럼을 자유자재로 변주했다. 특히 라이브에서 이들의 에너지는 화룡점정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라이브로 듣지 못해 가장 아쉬운 음반으로도 꼽힌다.

멤버들은 인디 계의 어벤저스 급이다. 펑크밴드 '펑카프릭 부스터'와 '세컨 세션'을 거친 기타리스트 이태훈, 펑크 레게 솔 밴드 '윈디시티' 출신 베이시스트 김재호, 그리고 재즈 밴드 'JHG' 드러머 김다빈으로 구성됐다.

최근 이들은 서면 인터뷰에서 라이브 공연을 할 때의 지향점에 대해 "서로의 소리에 집중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곡이라도 연주의 내용과 방향이 매번 조금씩 다르게 그려져요. 어떤 때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곳에 도착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재밌어요. 간혹 공연을 마친 후 앨범 버전보다 더 재밌게 나왔다고 느껴지면 희열이 있습니다."

까데호(cadejo)란 팀명은 선과 악을 다스리는 가상의 동물의 이름에서 따왔다. 자신들의 음악에 양면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통을 지키면서, 돌연변이를 지향하는 이중성. 그것이 까데호의 정체성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8년 결성돼 4년차가 됐습니다. 이미 멤버들은 팀 결성 전부터, 각자 오랜 기간 음악계에서 활약을 해왔는데요. 까데호는 그 기량의 시너지가 극대화된 팀 같아요. 지난 활동을 돌아보면 소회가 어떻습니까?

"늘 드는 생각이지만 언제 이렇게 됐나 싶네요. 그냥 그때 그때 재밌는 활동을 찾아서 해왔던 거 같습니다. 까데호에서 활동은 그간의 다른 프로젝트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음악적 또 음악 외적인 부분을 많이 경험하고 있어요. 저희 매니저인 이승준 군의 역할이 밴드의 다른 면을 만들어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말 음악적으로나 팀 활동적으로나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드는 팀이에요. 태훈 씨는 테호, 재호 씨와 다빈 씨는 김오키뻐킹매드니스부터 추다혜차지스로도 활동하셨죠. 그리고 정기고, 서사무엘, 넉살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도 해오셨습니다. 이 비결은 무엇일까요?

"장르음악을 계속 해왔다는 게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연주를 기능적으로 잘하는 걸 떠나서 한 장르의 음악을 오랫동안 하면 자연스럽게 그 신 안의 연주자들과 계속 어울리게 되고 결과물도 만들게 되는 거 같아요. 물론 다빈이처럼 뭘해도 금방 잘하는 친구들도 있지만요!"

-팀이 지향하는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다른 팀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팀에 어떤 시너지를 가져오는지요.

"연주음악을 기본으로 하는 음악을 하기 때문에, 서로의 자유도를 지켜주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것 같습니다. 모든 곡에 즉흥적인 요소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서로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올수록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오게 되고, 밴드적으로 건강한 갱신들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흑인음악을 기반으로 잼 연주에서 드러나는 자유로움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팀입니다.

"저희가 시작할때 나눴던 공통분모가 흑인음악이었기 때문에 재즈와 솔 음악에서 받았던 자유로움과 연주의 블루지한 장식을 기반으로 작업을 했었습니다. 아마도 그 기반은 앞으로 작업에서도 무의식적인 합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정규 2집 '프리보디'는 앨범 제목부터 자유로움이 느껴지는데요. 코로나19 기간에 만들어진 앨범이라 작업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거 같은데, 언제부터 작업한 앨범이고 어떤 방향성을 추구했으며,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하셨나요?

"사실 1집 작업이 끝나면서 이미 신곡들이 나오고 있었고 앨범작업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여러 실험을 통해 곡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코로나19는 활동면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재앙이지만, 창작면에서는 큰 영감이 됐습니다. 가사들도 현재의 상황을 반영한 곡들이 많습니다. 사실 특별히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고 의도하지 않아도, 다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그 때문에 곡들을 다 써서 쭉 늘여 놓았을때 '자유로움', '도피', '자기애' 같은 키워드들이 떠올랐고 앨범의 제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서울=뉴시스] 까데호. 2021.02.05. (사진 = 소속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까데호. 2021.02.05. (사진 = 소속사 제공) [email protected]

-무려 19개 트랙입니다. 각자 바쁜 활동 중에 이렇게 많은 트랙을 앨범에 담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희는 주로 곡을 만들때 하나의 리프나 드럼 리듬에서 출발해 즉흥연주를 하면서 살을 붙히고 다듬으며 완성합니다. 순간순간의 좋은 느낌들을 최대한 정제없이 반영하기 때문에 비교적 곡들도 빠르게 나오는 편인데 곡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들다 보니 스무 곡이 넘게 쌓여있었어요. 딱히 누락시킬 이유가 없어서 다른 프로젝트로 사용할 몇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록하게 됐습니다."

-싱글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규 앨범을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사실 싱글작업 또한 까데호와 친구들 시리즈로 꾸준히 해왔었고,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에요. 정규는 그냥 다른 선상의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우리가 듣고 자랐던 수많은 뮤지션들의 행보를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특히 연주로서 해소하고 갱신하는 저희의 성향을 감안하면 정규 앨범 역시 해소의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최근 상수동에 자리한 인디 공연장 '제비다방'이 발매한 컴필레이션에도 참여하셨는데요. 제비다방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 요즘 인디 예술가들의 공간이 계속 사라지고 있잖아요. 지금 상황을 지켜보시면서 든 생각과 고민은 무엇인가요?

"제비다방은 공연을 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 혹은 손님들에게도 쉼터로 느껴지는 곳입니다. 한적한 위치나 구조에서 오는 편안함이 동네 사랑방으로서 최적화된 공간이고 저희를 포함한 많은이들의 애정이 담겨있는 곳입니다. 뮤지션의 관점으로 봐도 꾸준한 공연과 컴필레이션으로 단단히 유지해주시는 행보에 너무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반면에 정말 많은 클럽과 공연장들이 사라짐에 아쉬움과 씁쓸함도 큽니다. 가뜩이나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현재 유지되고 있는 많은 베뉴들이 지혜롭게 다른 형태와 방식을 도모하고 힘을 내는 모습들에 많은 위로를 받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작년부터 대만을 비롯 해외에서 점차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까데호의 음악이 통하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해외 메인 스트림에서는 흔히 들어볼수 없는 저희만의 간결한 밴드 사운드가 신선하게 들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1집 타이틀 곡 우리 같은 경우에는 '펑크(funk)' 리듬 위에 한글 가사로된 담백한 노래가 재밌게 들렸을 것 같아요."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팀이나 음악 장르, 경향이 있는지요?

"최근에는 갈 코스타(gal costa), 디거블 플래닛(digable planet), 베이브 레인보우(babe rainbow), 아미무스(azymuth), 김정미, 앨런 호크쇼(alan hawkshaw)의 앨범을 즐겨 듣고있습니다.

-앨범을 소개하면서, 관계에서 좀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며 '혼자 떠나는 여행'을 언급했는데요. 이번 앨범과 맞닿은 장소가 있다면요?

"포카라(네팔의 제2도시로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흘러내려 고인 곳)에 있는 페와 호수요."

-코로나가 멈추고 마음껏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 가장 까데호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나요?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코코넷 셰이크 마시며 야자수 아래에서 온종일 연주하고 싶네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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