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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컬렉션'은 '무릉도원'...박미화 학예연구관이 픽한 명품 'TOP 7'

등록 2021.07.24 06:00:00수정 2021.07.24 06: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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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58점 최초 공개
기증된 1488점중 34명 작가 작품 선정
가로 6m 김환기 '여인들과 달항아리' 등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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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관람객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2021.07.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뿌듯하다", "감격스럽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을 기획한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작품을 설명할때 마다 연신 '뿌듯'과 '감격'을 감탄사로 대신했다.

박 학예관은 "이번 전시를 진행하면서 '국격은 문화의 힘'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이건희컬렉션'에 박 연구관이 감격하는건 공짜로 기증된 작품이어서가 아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20세기 초반의 미술사 흐름을 잡는데 전혀 무리없이 대표작이 꼽혔다.

 "故 이건희 회장의 한국미술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는 박 학예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 골고루 수집된 이건희 컬렉션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구멍난 근현대미술사를 메꿀수 있어 너무나 기뻤다"고 했다.

실제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이건희컬렉션(1488점)으로 단박에 소장품 1만점 시대를 열었다. 미술관측은 "언제 우리는 1만점을 채우나 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며 황홀경을 보는듯한 분위기다.

이상범의 '무릉도원'을 시작으로 전시를 해놓고 보니 감개무량함은 더욱 배가 됐다. 한국 근현대 회회사의 대표작이 대거 포함된 작품을 내거니 미술관 전시장도 호강하는 분위기다.

수장고에서 나와 국민과 만난 명품들. 누구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게 활짝 만개한 모습이다. 보는 순간 '좋다'는 느낌이 절로 나와 명품 그림의 참 맛을 전한다.
 
사전예약 매진 사례속 미술관은 1시간에 30명으로 제한한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속 거리두기 4단계속 '이건희컬렉션' 관람은 백신 접종 예약만큼이나 치열하고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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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 박미화 학예연구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관에서 진행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언론공개 행사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배경 그림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전시는 내일부터 2022년 3월 13일까지. 2021.07.20. pak7130@newsis.com


 '1시간 관람'이 아쉽고, 또 예약이 안돼 안타까운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박미화 학예연구관이 이 작품은 꼭 봐야한다고 꼽은 'TOP 7'을 소개한다.

1.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2. 김환기'푸른 점화'→3. 이중섭 '황소'→4.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5.이상범 '무릉도원', →6.백남순 '낙원' →7. 이성자 '천년의 고가' 순이다. 명품중의 명품으로 꼽힌 작품에 대해 박미화 학예관의 설명을 정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공개된 58점중 놓치거나 스쳐보면 안될 작품이다.

1.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가로 6m 압도적 "김환기 최고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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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1950년대, 캔버스에 유채, 281.5x567cm. ⓒ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 "여인들과 달항아리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김환기의 역작이다. 이렇게 큰 김환기의 작품을 본 적이 없을 정도다. 기증작품들을 실견하러 갔을 때 돌돌 말아져 크레이트에 보관되어 있던 것을 펼쳐서 보았는데 가로 6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으로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처음봤을 때 마치 청자의 옥색같은 세련된 색감과 완벽한 보존상태에 놀랐다. 한국적인 정서, 독특한 색감 등 이 작품은 이건희컬렉션을 대표할만하다.특별히 귀하게 아꼈던 작품을 기증받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누가봐도 김환기의 대표적인 도상들이 집약된 이 작품은 1950년대 국내 최대 방직회사였던 삼호그룹의 정재호 회장이 퇴계로에 자택을 신축하면서 대형 벽화용으로 주문하여 제작한 것이다. 온 집안을 항아리로 채웠을만큼 김환기는 항아리를 사랑했다. 그만큼 우리 것을 좋아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나의 여인들, 백자 항아리와 학, 사슴 등은 김환기가 즐겨 사용했던 모티브들이다. 1959년 4월 파리에서 귀국해서부터 1963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꽃수레바퀴의 무늬 도상은 작가 사후 김환기의 단문과 일기, 드로잉화를 수록하여 발간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책에 등장하는 파리 발코니를 그린 스케치에서 그대로 보여진다. 중앙에 보이는 뿔달린 숫사슴이 서정성을 더한다. 사슴은 김환기의 다른 작품에 줄곧 등장하는데 작가의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도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60~70년대 삼호방직이 점차 쇠락하면서 미술시장에 나와 이건희컬렉션으로 소장된 듯하다.

2.김환기 '산울림 19-11-73#307'(1973)...목디스크가 올 정도도 찍었던 '푸른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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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환기, 산울림19-II-73#307, 1973, 캔버스에 유채, 264x213cm. ⓒ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 "매년 소장품 구입예산 증액을 요청하러 갈 때마다 꼭 구입해야한다고 준비해갔던 작품이 바로 김환기 점화다. 미술관은 이것보다 훨씬 작은 80호 정도되는 69년 점화 1점만 소장중인데 이번에 거의 300호에 달하는 초대형 점화를 기증받아 너무 감사하다. 김환기 일기에 보면 “1973년 2월 19일 올해 처음으로 큰 캔버스 시작하다. 3월 11일, 근 20일 만에 307번을 끝내다. 이번 작품처럼 고된 적이 없다. 종일 안개비 내리다”라고 쓰여있다. 김환기는 늘 서서 그림을 그렸던 작가다. 목디스크가 올 정도였다. 점을 찍을때마다 고향을 생각한다는 구절도 있는데, 뉴욕에 정착 후 점화양식의 완성단계를 보여주는 대작이다."

3.이상범 '무릉도원'(1922)...안중식 청록산수화풍 계승-소장처도 몰랐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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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상범, 무릉도원, 1922, 비단에 채색; 10폭 병풍, 이미지 159x39x(2), 159x41x(8)cm, 병풍 202x413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 "화면 상단에는 석산이 1945년(을유년) 작품을 실견한 다음 쓴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시 이름난 서예가 겸 전각가인 성재 김태석이 1950년 이상범의 무릉도원을 보고 적은 배관기이다. “1950년 봄에 청전 이상범 선생의 그림과 관재 이도영의 제목이 합하여 작품을 이룬 것은 세상에서 가지기 드문 물건이니 몇 마디 적어 둔다”고 쓰였다. 1920년대 초반 이상범이 안중식의 산수화풍을 그대로 이은 수제자였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어디에 소장되어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인데, 이건희컬렉션으로 기증되어 의미가 매우 크다."

 ★“때는 1922년 이른 봄, 눈 내린 창 아래서 벽정(*이상필로 추정)형이 감상해 주기를 원하고 삼가 지혜로운 눈으로 가르침을 주기를 바랍니다”.

이상범은 구한말 서화계 최고 대가였던 안중식의 제자였는데 1919년 안중식이 타계하자 매우 슬퍼했다. 당시 서화 애호가였던 이상필은 서대문 저택인 구 경교장에 노수현과 이상범을 기거하게 해준 중요한 인물이다. 이상범이 이러한 이상필의 후원에 보답하기 위해 그려준 작품이다. 후원자와 작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화면 상단에는 당나라 문인 왕유가 도연명의 시를 차운하여 지은 ‘도원행’이 적혀있다. 배를 탄 어부가 화면의 오른쪽 하단에서 동굴을 향하고 대각선 방향의 왼쪽으로 진인동이 펼쳐지는 도상은 안중식의 '도원문진'(1913)이나 '도원행주'(1915)에서 직접 차용한 것이다. 안중식의 청록산수화풍을 계승·발전시킨 것이다.
 
4.백남순 '낙원'(1936년경)...근대 초기 대표적 여성화가-남편 임용련은 이중섭 양성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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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남순, 낙원, 1936년경, 캔버스에 유채; 8폭 병풍, 173x372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낙원'은 전시실 도입부에 이상범의 '무릉도원'과 마주보게 배치했다. 근대기 이상향이 조응하는 모습을 감상하면 좋겠다.백남순은 근대 초기 대표적인 여성화가다.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이 유럽을 갔을 때 백남순과 파리에서 만나기도 했다. 백남순의 남편 임용련은 1931년 이후 평안북도 정주에 정착하여 이중섭 등을 제자로 양성해낸 인물이다. '낙원'은 해방이전 제작된 백남순의 작품으로 유일한 작품이다. 근대기 여성작가의 중요한 작품으로 '근대를 보는 눈' 등의 전시 당시 삼성측으로부터 두 번 대여해서 출품되었는데 이번에 기증되어 감격스럽다."

★백남순의 오산시절, 친구 민영순의 결혼축하선물로 보낸 작품으로 마치 서양의 아르카디아 전통과 동양의 무릉도원 전통을 결합한 것처럼 동서양의 도상이 혼합된 독특한 풍경화다. 1981년 친구 민영순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계간미술에 연락해 당시 기자이던 윤범모 관장과 미술평론가 이구열이 함께 작품을 보러가서 발견하고 당시 뉴욕에 살던 백남순 작가와 상의하여 '낙원'이라고 작품명을 지었다. 1981년 계간미술에 크게 실리면서 세상의 빛을 본 작품이다.

5. 이중섭 '황소'(1950년대)...붉은 황소머리 그림 총 4점중 1976년 처음 알려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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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중섭, 황소, 1950년대, 종이에 유채, 26.5x36.7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 역시 소장품 예산 증액 신청시 늘 “이중섭의 황소 한 점 없다”고 말씀드렸었다. 앞서 설명한 백남순과 임용련 부부를 통해 서양화를 접한 이가 바로 국민화가 이중섭인데, '황소'는 이중섭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중섭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소를 즐겨 그렸는데, 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 적극적으로 소를 그렸다. 주로 1953~54년 통영과 진주에서 다수의 '황소', '흰 소' 연작이 그려졌다. 이 '황소'는 강렬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세파를 견딘 주름 가득한 황소의 진중하고 묵직한 모습을 담았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작품으로 현존하는 것이 총 4점인데, 그중 이 황소는 1976년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0년 금성출판사 이중섭 화집에 수록된 바 있으나, 거의 전시된 적이 없었다가 이번에 기증되었다.

6.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1954)...박수근 아내 모델-조선미전 출품한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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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1954, 캔버스에 유채, 130x97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 "미술관으로서는 구하기 어려운 국민화가 박수근의 작품 무려 33점이 이건희컬렉션으로 기증되었다. 그 중 세 점을 우선 선보여 드리는데 셋 중 연대가 가장 앞선 작품이 '절구질하는 여인'이다. 박수근이 1940년 이웃에 살던 김복순과 결혼식을 한 뒤에는 그의 아내가 작품의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 박수근은 일하는 농가의 여인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평생 반복해서 그렸는데, 이 작품은 1936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수채화로 출품하여 입선한 '일하는 여인'의 소재를 반복하여 그린 것이다."

★박수근 특유의 색감과 마티에르가 완성도 있게 구사되어 있다. 60년대가 되면 박수근 특유의 양식화가 진행되는데 그 전의 무르익은 기량과 정제된 기법의 구사가 잘 드러나 있다. 타계하기 직전인 1964년에도 동일한 도상의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후기에 제작된 작품들에 비하면, 이 작품에는 인물의 이목구비 손동작 등에서 개성적이고 구체적인 묘사가 감지된다. 박수근의 다른 작품들은 오는 11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릴 박수근 회고전에서 더 공개될 예정이다.

7. 이성자 '천년의 고가'(1961)...15년간 파리유학중 고국에 두고온 세 아들 생각하며 그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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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성자, 천 년의 고가, 1961, 캔버스에 유채, 196x129.5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photo@newsis.com



▲박미화 학예연구관: "이성자의 '천년의 고가'는 작가가 여성성의 시작을 ‘대지’로 본 ‘여성과 대지’ 연작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15년간 홀로 파리에서 유학한 이성자가 고국에 두고 온 세 아들들을 생각하며 그린 작품이다. 기본적인 기하형태를 구성하고 땅에 곡식을 심듯 붓터치 하나하나에 그리움이 묻어난다. 사실 2018년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이성자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를 할 때 두 번 대여요청을 했는데 허락되지 않았다. 소장가에게 그만큼 귀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작품을 기증받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1488점의 작품을 조사하고 연구하고 미술관 소장품으로 등록하기 위해 미술관 인력을 총동원하여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에 이어 내년 4월에 있을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전이 끝나고 난 뒤에 8월부터 해외미술명작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은 내년 3월13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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