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대출보상제도' 뭐길래?...출판계·도서관계 희비 갑론을박
등록 2022.04.30 06:06:00수정 2022.05.03 14:37:05
4월1일 김승원 의원 '공공대출보상제도' 대표 발의
출판계 "추가 재원 마련해 도서관에서 지원해달라"
도서관 측 "도서관 통하지 말고 정부 직접 지원하라"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공공대출보상제도' 도입 논의로 출판계와 도서관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지난 1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저작권법 일부개정안(의안번호 15055호)을 대표 발의하면서다. "도서관 대출에 대해 저작자와 출판계에 보상금을 부과하고 국가가 관련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는 '공공대출보상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에 도서관협회는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반발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 '공공대출보상제도', 도대체 뭐길래?
도서관에서 책을 무료로 대출함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출판계는 지난 대선 기간에도 후보들에게 공공대출보상을 약속받는 등 지속해서 제도화를 주장했다.
법안이 발의되자 한국도서관협회를 비롯한 도서관 관련 단체는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법안 철회를 촉구한 한국도서관협회와 공공도서관협의회 등은 "국민의 자유로운 도서관 이용을 저해하는 제도"라며 법안을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도서관의 대출을 저작자와 출판사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는 해적 행위에 가깝다고 바라보는 시각은 도서관의 문화적 기능과 공공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출판계 "추가 재원 마련해 도서관에서 지원해달라"
"공공도서관이 역할이 있고 기능이 소중하다는 건 인정하는데 도서 대출 수가 많아지면 상당수는 저자나 출판사들의 책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공공보상제도는 손실을 보전해주는 제도지 공공도서관이 해적행위를 한다고 바라보는 건 결코 아닙니다."
출판계에서는 공공대출보상제도가 도입되면 신진작가나 작은 출판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출판사 대표는 "시장에서 한두 달 사이 사라지는 신인 작가들이 도서관에는 책이 비치돼서 꾸준히 대출될 수 있다"며 "그들에게 지원금이 돌아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관의 예산을 빼앗는 것도 아니고 전산화가 잘 돼 있어 업무가 가중되는 것도 아닌데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 29일 서울 서초구 한국도서관협회에서 남영준 한국도서관협회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2022.04.30. shin2r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4/29/NISI20220429_0000986626_web.jpg?rnd=20220429173735)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 29일 서울 서초구 한국도서관협회에서 남영준 한국도서관협회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2022.04.30. [email protected]
도서관 측 "도서관 통하지 말고 정부 직접 지원하라"
"신진 작가와 출판사를 지원하려면 직접 지원하면 되지 왜 도서관을 거쳐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대출 빈도를 가지고 지원금을 주려고 한다면 도서관 대출 데이터는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남 회장은 작가 지원을 위한 개별 법안 마련을 촉구하며 "작가와 출판사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것을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도서관 대출이 저작권자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주장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우선 도서관 대출 시스템이 출판계에 도움이 된다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자료가 이미 나와 있다"는 남 회장은 "도서관에서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잘 팔리지 않는 책까지 사서 구비하는데 기본적으로 출판계에 중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출판계에서 도서관이 저작자들에게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곳이 아닌 꾸준히 일정량의 도서를 구매하고 받아주는 후원군으로 받아들여 주면 좋겠어요."
공공대출보상제, 보상금 지급 방식·예산 확보 등 풀어야 할 숙제 남아
우선 공공대출보상제를 대출 횟수에 비례해 지원금을 준다면 작가 사이의 '빈익빈 부익부'는 가중될 우려가 있다. 출판계에서는 제도를 도입한 유럽 국가들처럼 지원금에 상한선을 둔다면 신진 작가와 중소 출판사에도 지원금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외 작가의 도서에 대한 보상금 문제도 남아있다. 도서관 측은 "공공대출보상제가 도입되면 해외 작가에게도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고 밝혔다. 출판계에서는 외국인 저자는 법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공공복지 영역인 도서관과 산업 영역인 출판계 사이의 갈등 속에 결국 필요한 건 대화다. 공공대출보상제 도입 논의를 위해 '한국출판인회의·한국작가회의·한국도서관협회'는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6일 첫 논의를 가졌다. 남 회장은 다음달 한국출판인회의을 직접 방문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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