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현대백화점 '목동점' 철수하고 '더현대서울' 입점
목동점 실적 하락세에 브랜드 이미지 하락 우려 '폐점' 결정
폐점 후 MZ세대 몰려든 '더현대서울'로 이전할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현대백화점 목동점 매장을 철수할 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은 최근 매장 철수를 이유로 고객들에게 수선 서비스 등을 중단했다. 2022.08.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 매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 철수를 결정하고, 최근 현대백화점 본사에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 목동점 루이비통은 해당 매장에 신규 상품을 입고하지 않고, 남아있는 재고 소진에 주력하고 있다. 수선 등 AS서비스도 중단했고, AS 서비스를 받으러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인근 매장을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의 현대백화점 목동점 철수 이유는 무엇보다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012년만 해도 서울 서부 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7460억원까지 매출을 올리며 전국 순위 5위권에 드는 점포였다.
그러나 2016년(6789억원)부터 매출 신장세가 꺾이더니 2020년에는 매출이 6345억원으로 주저 앉았다. 지난해에는 매출 6931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국내 백화점 중 순위가 14위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루이비통 목동점 매장 철수 배경에 대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는 결국 문을 닫거나, 같은 상권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매장으로 옮긴다는 명품 브랜드의 '콧대' 관행으로 해석한다.
앞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도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서 철수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선 지난해 샤넬과 에르메스도 떠났다. 에르메스는 2020년 11월 철수했고, 1년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신세계 대구점에 매장을 다시 개장했다.
샤넬도 지난해 7월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서 매장을 뺀 대신 신세계 대구점으로 옮겼다.
부산에서도 2009년 신세계 센텀시티가 개장한 이후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3대 명품 브랜드가 현대백화점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채 신세계로 떠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콧대 높은 명품들은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인근 경쟁사 백화점의 고객 집객력에 밀려 매출이 줄어들 경우 해당 점포에 입점한 브랜드도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어 전광석화처럼 철수 절차를 밟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루이비통이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에서 매장을 뺀 뒤 '더현대서울'에 입점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당초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방한이 예정됐던 마이클 버크 루이비통 회장을 만나 '더현대서울' 입점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버크 회장 방한이 돌연 취소됐다.
대신 마이클 슈라이버 루이비통 지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주요 백화점을 둘러봤다. 슈라이버 지사장은 롯데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신세계 강남점, 갤러리아 압구정점 등 강남권 매장들을 둘러본 후 여의도 '더현대서울'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현대서울은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명품 3인방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명품 브랜드는 매장 총량제(국가 당 운영 매장 수)를 운영하고 있어 특정 매장을 폐점해야 신규 매장을 낼 수 있다"며 "루이비통이 서울 목동점을 폐점하고 여의도로 이전한다면 더현대서울 성장세는 훨씬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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