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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도박 성공 가능할까…"핵위기 막는 게 바이든 역사적 사명"

등록 2022.09.22 15: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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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위협은 우크라 점령지 4곳 주민 투표 앞두고

서방 향해 "선넘지 말라" 암묵적 위협한 것으로 해석

우크라군, 서방지원 무기로 러 영토 간주 4곳 공격시

러시아에 대한 공격 간주 전술핵무기 사용할 수 있어

푸틴, 감정적으로 핵무기 사용 결정할 가능성도 있어

"바이든, 러시아와 함께 핵위기 막는 게 최우선 과제"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분 동원령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22.09.21.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분 동원령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22.09.21.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만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 주말부터 진행하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주민투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선을 넘지 말 것을 암묵적으로 위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푸틴은 실제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상당 부분을 합병함으로써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는 이들 지역을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동맹국들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단념시키고 싶어 한다. 따라서 러시아 점령지를 공격하면 전면전으로 가거나 핵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 같은 선택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푸틴의 운신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다는 방증이기도 한 만큼, 푸틴으로서는 사실상 도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재벌이자 민족주의자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러시아의 승리를 기도해야 한다. 러시아가 승리하거나 핵 재앙으로 끝나거나 두가지 길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는 질 수가 없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패배를 받아들이고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있느냐"고 반문했다.

롭 리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군이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등에서 8000㎢ 영토를 잃은 뒤, 선택의 여지가 훨씬 적은 상황에서 현실을 한번에 바꾸려는 시도를 푸틴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뿐 아니라 남부 헤르손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일부 후퇴했다.

리 연구원은 "그 곳에서 얻은 영토를 잃기 시작하면 온갖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그것을 쉽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분명히 군사적, 정치적 실패"라고 강조했다.

리 연구원은 그러면서 푸틴은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선언함으로써 우크라이나군 진격을 저지하고 더 많은 무기를 보내려는 서방의 욕구를 억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무기로 하는 모든 공격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도 이날 푸틴이 사실상 그동안 진행된 우크라이나 작전 실패를 인정하고, 자국내 정치적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새로운 긴장 단계로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뉴욕=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22.

[뉴욕=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22.

그 새로운 긴장 단계라는 것을 결국 전술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핵분쟁 가능성을 말한다.

FT 분석처럼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사용해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푸틴의 심리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자사 분석가 말을 인용해 "핵무기 사용은 세계 지도자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전략적 결정이지만 푸틴처럼 (그동안 강인한 남성적) 이미지에 투자한 지도자는 그 결정에 감정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미 정보기관 누구도 (푸틴의)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로(0)으로 추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CNN은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새로운 역사적 사명은 "러시아와 함께 핵위기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푸틴의 핵위협에 대해 "무모하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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