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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매달 수십조 들어오는데…은행 활용처는

등록 2022.12.02 14:53:57수정 2022.12.02 15: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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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정기예금에 3개월새 97조 몰려

기업대출 증가 추세…한전 등 유동성 공급

저원가성 예금 줄어…대출금리 상승할 듯

정기예금 매달 수십조 들어오는데…은행 활용처는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매달 수십조원이 몰리고 있다. 금리 인상기 고금리 예금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관심이 커진 덕분이다. 은행들은 이를 재원으로 기업대출 등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으나, 대다분을 가계 대출에 쓰는 등 기존과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최근 3개월 사이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원으로 한 달 사이 19조710억원이 늘었다. 9월과 10월보다 증가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의 자금이 은행으로 향한 것이다.

10월에는 47조7231억원이 정기예금으로 몰렸다. 9월에도 30조6838억원이 증가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세 달 동안 5대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97조4780억원이 쏟아졌다. 최근 은행들은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 권고에 따라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주로 대출 재원으로 쓰인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최근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경색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1조3276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201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9조938억원으로 1조5531억원이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한국전력에 대한 대출에도 나섰다. 하나은행이 6000억원을, 우리은행이 9000억원을 한전에 대출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이 발행한 한전채가 채권시장에 '구축효과'를 일으키면서 당국이 은행 대출로의 전환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5대 금융지주는 한전 대출을 포함해 연말까지 총 95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은행으로 몰리는 자금은 '원가'가 높아 추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지난달 연 5%대를 돌파했다. 당국의 예금금리 경쟁 자제령에 소폭 내렸지만 현재도 4% 후반대다.

반면 저원가성 예금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전월보다 18조5686억원 줄어든 623조2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이자가 거의 없는 입출금통장에 있던 돈들이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면서 이자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지난달 공시된 10월 신규 코픽스는 3.98%로 공시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정기예금 금리 인상, 예금으로의 쏠림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이달 발표될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2%포인트만 올라도 4%를 돌파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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