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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車 텃밭 동남아…현대차, 남다른 승부수 띄운다

등록 2023.02.09 07:00:00수정 2023.02.09 07: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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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장악한 동남아 시장 전기차·SUV로 적극 공략

'전기차 허브' 인도네시아, 아태 지역 발판 마련

베트남, 도요타와 선두경쟁…성장성 확대 노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사진=현대차 제공) 2023.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사진=현대차 제공) 2023.02.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일본 완성차 업계가 시장 점유율을 90% 이상 장악한 동남아시아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같은 고수익 차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권역 판매 목표로 전년 대비 12.0% 증가한 26만1000대(도매 기준)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9개 글로벌 권역 가운데 중국 (20.5%), 내수(13.4%) 다음으로 높은 성장 목표치다. 그만큼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현대차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동남아 주요 6개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341만대에 달한다. 이중 말레이시아가 42%로 가장 크게 늘었고, 베트남 33%, 필리핀 24%, 인도네시아 18%, 태국 12% 각각 증가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판매량(346만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일본차 독무대로 불릴 정도로 일본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만 현대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과 정부의 지원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바탕으로 탄탄한 경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에는 아태권역본부를 아세안권역본부와 오세아니아권역본부로 개편하며 시장 개척의 기초도 확고히 했다.

현대차가 동남아 시장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인구가 워낙 많아 전기차 잠재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25%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 부품 수입 관세 및 사치세(15%)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전기차 생산 공장을 완공해 아이오닉5를 생산 중이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HLI그린파워를 만들어 2024년 배터리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한다. 기아는 현지 배터리셀 합작법인으로부터 배터리 수급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신차 판매 대수는 104만8040대로 전년 대비 18.1% 늘었다. 도요타가 33만1401대로 선두를 유지했고, 다이하츠 20만2665대, 혼다 13만1280대, 미쓰비시 9만9051대, 스즈키 9만408대 순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3만1966대를 판매하며 8위에 이름을 올렸다. 2086대를 판매한 기아와 합산하며 두 업체 판매량은 총 3만4052대다. 이는 전년 6059대에서 462% 급증한 실적이다.  시장 점유율은 2021년 0.6%에서 2022년 3.2%로 올랐다.

일본차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기회의 땅' 베트남도 현대차가 바짝 신경 쓰는 곳이다. 베트남자동차제조업체협회(VAM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신차 판매량은 50만9141대다. 이중 현대차는 8만1582대를 팔아 전체 판매량 2위, 시장 점유율 16%를 달성했다.

베트남 판매 1위는 도요타로 9만1115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4.5%를 차지했다. 3위는 기아로 총 6만792대(12%)를 판매했고, 4위 미쓰비시(3만9861대), 5위 마쓰다(3만6052대), 6위 혼다(3만654대) 순이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업계에선 현대차가 시장에서 내실을 다졌다고 평가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28%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여세를 몰아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 있는 소형차 뿐 아니라 실용성 높은 SUV와 전기차를 적극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 공장이 없는 태국의 경우 그동안 현지 협력 업체를 통해 위탁해왔지만 올해부터는 현지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에 나서 시장 영향력을 끌어올린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가 중국과 가까운 태국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태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태국과 베트남에 전기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잇따라 짓는 등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한국 전기차보다 저렴한 중국 전기차를 선호하는 동남아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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