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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직원들, 사태 촉발한 CEO의 '재정문제 인정' 비난

등록 2023.03.14 12:48:17수정 2023.03.14 12: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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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솔직함, 오히려 자신들 좌절시켜"

[산타클라라=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 앞에서 돈을 찾기 위해 대기하다 입장하게 된 여성이 셀카를 찍고 있다. 이날 예금주들은 은행 밖에서 줄을 서서 대기했다. 2023.03.14

[산타클라라=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 앞에서 돈을 찾기 위해 대기하다 입장하게 된 여성이 셀카를 찍고 있다. 이날 예금주들은 은행 밖에서 줄을 서서 대기했다. 2023.03.14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SVB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베커가 사태 발생 전 공개적으로 재정 문제 상황을 인정하며 신주 발행 사실을 밝힌 것에 대해 직원들의 힐난이 나오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날 CNN은 직원들의 이같은 비난 목소리를 전하면서, 공개적 발표로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이 촉발돼 공황의 무대가 만들어졌다고 언급했다. 앞서 SVB 측은 사태 발생 전인 지난 8일 18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면서 22억5000만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SVB 자산관리 부문 직원은 이같은 발표에 대해 "매우 솔직했다. 스캔들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과는 정반대"라면서도 "경영진의 투명성과 솔직함이 (오히려) 자신들을 좌절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바보같은 짓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SVB 경영진이 신주 발행 발표를 한 뒤 재정 건정성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감지한 주요 벤처캐피탈들은 고객들에게 예금인출 권고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음날인 9일에는 하루 만에 SVB에서 420억 달러(약 55조 원)가 빠져나갔고, 주가는 폭락했다. 당일 SVB는 약 9억5800만 달러의 마이너스 잔고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CEO 개인의 재정 능력 부족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SVB 직원은 "CEO가 얼마나 멍청한지에 대해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4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20억 달러를 끌어모을 수 없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베커는 이같은 경영진의 실수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사과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SVB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10일 베커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저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마음"이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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