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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2회 연속 '엔진결함' 회항…"승객들은 떨었다"

등록 2023.11.28 18:15:37수정 2023.11.28 18: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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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발·방콕발서 엔진 문제로 회항

잦은 회항 발생에 직원들도 불안 고조

소홀한 정비 논란…안전 문제 지적도


[서울=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2023.11.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2023.11.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가 운항 중 엔진 결함이 발견돼 두 달 연속 회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제주항공 측은 이 회항이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회항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문제가 생긴 뒤 회항한 것을 '안전 조치'라고 해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제주항공에는 특히 최근 과다한 업무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엔진 결함 회항은 항공기 운항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진단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 김이배 부사장은 최근 실적 개선에 따라 사장으로 승진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8일 오후 4시10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23편'이 이륙 50분 만에 회항했다.

해당 항공기는 이륙 상승 중 1번 엔진이 정지돼 비상을 선포하고 재시동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나머지 2번 엔진으로 회항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당시 여객기 엔진 계통에 이상 신호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회항 후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의 회항 건은 지난 달에도 발생했다. 지난 10월 19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7C2252편'은 이륙 후 1번 엔진에서 배기가스온도(EGT)가 27초 동안 950도를 초과했다.

이에 조종사는 1번 엔진을 셧다운 한 후 방콕공항으로 회항했다.

제주항공 측은 엔진 배기구에 있는 온도 감지 센서에 이상이 발생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항공기 정비 시 메뉴얼에 따른 정확한 상태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항공기 운항데이터 전송시스템의 부실은 물론 종합통제시스템에서 헛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진단도 들린다.

특히 이같은 회항 사실이 제주항공 사내 공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알려지며 안전 운항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 직장인 익명커뮤니티에는 제주항공 직원이 "제주항공의 안전불감증을 감시하고 멈춰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이번 회항은 오히려 안전 운항 조치라고 주장해 논란을 키운다. 제주항공은 해당 항공기 회항 이후 재정비를 해 문제 없이 정상 운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쌍발 엔진 항공기는 엔진 하나가 이상이 생기더라도 다른 하나로 운항할 수 있지만 엔진 결함 자체가 없도록 사전에 정비하고 운항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이런 최선이 아닌 엔진 결함 후 회항이라는 차선을 택하고도 안전 운항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회항에 따른 불안을 감안할 때 제주항공 측이 아무런 사과 없이 안전 운항을 위한 조치만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엔진 결함을 발견한 시점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이달 김포~제주 노선에서 회항한 항공기는 운항 시간이 1시간 이내인데도 거의 제주에 가까워진 50분이 지나서야 엔진 재가동 실패에 따라 회항한 것은 정확한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통상 다수의 승객을 태운 여객기는 운항 중 엔진 계통에 경고등만 켜져도 회항 조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항공기에 수십만개의 부품이 있다보니 지속적으로 체크하지만 운항 중에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객들이 몰리며 실적이 우상향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0년 3358억원, 2021년 3171억원, 2022년 177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보였지만 올해 3분기 말 누적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143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같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은 최근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항공사 CEO가 실적 개선 못지 않게 고객들을 위한 안전 점검에도 더 철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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