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車·충전소 안정성 강화한다"…'에너지실증센터' 가보니

수소차·충전소 밸브 등 제품 실증

1000℃ 넘는 무색 수소화염 실험

[영월=뉴시스]손차민 기자 =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수소 제트화염이 실시되고있다. 2023.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영월=뉴시스]손차민 기자 = 현대 넥쏘 등 수소차에 대한 높은 관심과는 별개로 수소충전소에 대한 안전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집 앞에 수소충전소가 생긴다면 수소 폭발이 일어나진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이에 가스 안전을 책임지는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수소 안전에 대한 국민 우려가 없도록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를 마련했다.

수소 제품의 시험 인증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8일 강원 영월군에 위치한 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를 찾았다. 초고압 가스를 다루는 센터이기에 13만㎡의 넓은 부지를 갖추고 있었다. 센터에서 있는 설비만 해도 123종 147점에 달한다.

센터는 주로 제품 시험인증과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초고압 가스, 화재·폭발, 폭발로부터 견딜 수 있는 방어 시설에 대한 실증까지 폭 넓게 이루어진다. 특히 센터가 관심을 기울이는 건 수소 제품 실증이다. 수소자동차 인증대상인 6가지 분류 제품, 수소충전소 인증대상인 3가지 분류 제품에 대한 인증을 시행한다.

우선 가스 화재·폭발에 대한 실제 시험이 추진되는 연소시험동을 찾았다. 원전의 격납건물처럼 돔 형태를 가진 이곳에선 화재·폭발을 일으키는 시험이 진행된다. 이날은 내부가 비어 있었으나 시험이 이루어질 땐 트럭 정도는 거뜬히 불태운다고 했다. 지난달 이곳에선 전기차 배터리팩에 대한 연소 시험이 이루어진 바 있다.

이어 야외실험동으로 향했다. 축구장 3분의 1 면적이라는 야외실험동은 한눈에 보기에도 넓은 공터였다. 여기에 가스가 나오는 밸브 몇개만 땅에 박혀 있었다. 벽면엔 흰색의 반사판이 걸려있어 눈이 부셨다.

이날은 고순도 수소에 대한 연소 실험이 있어 실제 실험도 지켜볼 수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수소가 방출돼 불이 붙었다. 하지만 소리만 날 뿐 지켜보는 사람들 눈에는 '불'이라고 할만한 불꽃·연기 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수소 화염은 무색이기 때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반사판을 통해 일렁이는 빛이 보여 수소 화염을 짐작할 순 있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으나 1000℃가 넘는 수소 화염이 12~13m까지 뻗어나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방호시설인증시험동를 찾았다. 방호시설에 설치되는 설비들에 대한 공인시험·인증을 수행 중이다. 방호시설이라고 하니 군·보안 시설이 먼저 떠올랐는데, 요즘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민간 기업에서도 설비 인프라 안전 측면에서 주목 중이라고 한다.

건축물에 반사되는 폭발과압으로 최대 80bar까지 실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폭탄으로 치면 TNT 125㎏까지 견딜 수 있다. 수소버스 한대가 TNT로 환산하면 52㎏ 정도 나오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폭발 압력을 이겨내는 것이다. 실제 실험을 위해 매번 폭발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동일한 충격량을 가진 질소압을 가지고 모사실험을 한다. 내부엔 커다란 방폭문도 있었다. 실제로 폭압이 있을 때 방폭문이 얼마나 휘었는지를 보고, 변형을 살피는 것도 실증시험의 일부라고 한다.

이동훈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실증연구부장은 "압축천연가스(CNG)가 250bar 정도인데 수소충전소는 875bar, 수소차는 700bar에 달하고 있어 이런 부품들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초고압에 대한 시험이 필수적"이라며 "시험인증과 실증연구를 통해 제품을 인증하고 안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월=뉴시스]손차민 기자 =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이동훈 실증연구부장이 연소시험동을 소개하고 있다. 2023.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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