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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여론조사 난무, 후보 간 유불리 시비[초점]

등록 2024.02.21 09: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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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빙자, 후보인지도 높이기 전략

경기화성을(동탄지역), 당 차원 엄정처리 요구

[화성=뉴시스] 동탄신도시

[화성=뉴시스] 동탄신도시


[화성=뉴시스] 문영호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화성을 지역구에서 출처 불명의 여론조사가 잇따르면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화성정으로 분구되는 지역구 출마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2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5~16일, 20~21일 화성시을 선거구 주민 대상 2건의 ARS여론조사가 이뤄졌다. 조사기관은 서울 영등포구 소재 여론조사업체 2곳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설문조사다.

15일 여론조사는 가상대결과 적합도 조사를 포함해 10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특정후보를 위한 사전 여론조사라는 의혹은 8번과 9번 문항에서 제기됐다.

8번은 "만약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국민의힘 후보 김형남 현 국민의힘 중앙위 지도위원, 개혁신당 후보 이원욱 현 국회의원이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이다. 보기로는 '1번 더불어민주당 진석범, 2번 국민의힘 김형남, 3번 개혁신당 이원욱, 4번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 5번 잘 모르겠다"가 제시됐다.

9번 문항은 "다음 4명의 인물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을 국회의원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이고, 보기로는 '1번 전용기 현 비례대표 국회의원, 2번 조대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 민정실장, 3번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4번 김하중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 5번 적합한 후보가 없다, 6번 잘 모르겠다'가 제시됐다.

진석범 예비후보 만을 대상으로 타당 예비후보와의 가상대결을 벌였고, 직후 진석범 예비후보와 타 예비후보를 포함하는 후보자들을 나열한 적합도 조사로 진석범 예비후보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여론조사에는 화성을 지역구에 등록한 예비후보 중 진석범 예비후보 만 등장한다.

7번 문항에서는 "귀하께서는 다음 4명의 인물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 국회의원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이어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8호·백범 김구 증손자면 1번, 김윤태 전 전북교육감 후보·현 우석대학교 교수면 2번, 정한중 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장·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면 3번, 진석범 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별보좌역·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면 4번, 기타 인물이라면 5번, 적합한 인물이 없다면 6번, 잘 모르겠다면 7번을 눌러주세요"라고 한다.

이어지는 8~11번 문항은 7번 문항에서 적합도를 조사한 4인을 국민의힘 김형남 예비후보와 일일이 가상대결시키는 데 할애했다.

화성을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8명 가운데 유일하게 진석범 예비후보만 거론됐다. 김용만·김윤태·정한중 등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인물들이다. 화성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중 서철모 전 화성시장, 오상호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이원혁 더불어민주당 전국혁신회의 대변인, 장세환 더불어민주당 경기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은 2회에 걸친 여론조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

모 선거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건 알지만, 왜 우리 후보가 빠져 있는지를 모르겠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속앓이만 하고 있다. 당의 입장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캠프 예비후보는 "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유령 여론조사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유령조사의 출처를 반드시 밝히고, 후보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없도록 엄정하게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캠프 예비후보는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생각이다. 당내 비선조직에서 얼토당토 않은 여론조사를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재명 대표가 질적 완성도를 평가하고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진석범 예비후보는 첫번째 여론조사가 진행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두번째 여론조사가 이뤄진 데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진 예비후보는 첫번째 여론조사와 관련 "주체가 어딘지 모르겠다. 당대표 특별보좌역이란 직함을 사용하지 않아 저평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또 여론조사 범위 역시 그동안 유권자들을 만났던 동탄3동과 반월동은 포함되지 않았고, (분구 후 화성정과 관계없는) 동탄 4·6·7·8·9동까지 포함하고 있어 전용기 예비후보에게만 유리하다. 불합리한 여론조사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예비후보들은 여론조사가 특정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선거도구로 전락했다는 평가와 함께 당 차원의 엄정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동탄1·2·3·5동(동탄1신도시)과 반월동을 화성정지역선거구로 분구하는 것으로 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하중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오상호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조대현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 진석범 당대표특보 등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원욱 국회의원이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이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예비후보들의 득표전략 고민도 그 어느 지역구 못지 않게 깊다. 

동탄을 중심으로 한 기존 화성을선거구는 동탄4·6·7·8·9동으로 축소된다. 서철모 전 화성시장, 오상호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이원혁 더불어민주당 전국혁신회의 대변인, 장세환 더불어민주당 경기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지고 활동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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