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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스토리 뭐길래"…곽노정 주가 28만원 발언 배경은?

등록 2024.02.29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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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분당캠퍼스에서 열린 'The 소통'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룸) 2024.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분당캠퍼스에서 열린 'The 소통'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룸) 2024.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목표주가 28만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것에는 다양한 경영 포석이 깔려 있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SK그룹 전 계열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CEO가 파이낸셜 스토리의 연장선 상에서 민감할 수 있는 목표주가를 스스럼 없이 만원 단위까지 제시했을 것이라고 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일명 '3고 경제' 극복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 복합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SK그룹 내 전 계열사에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강조하고 있다.

파이낸셜 스토리란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 재무 성과 뿐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영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말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자는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이 2020년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파이낸셜 스토리 개념을 제시한데 이어, 지난 2022년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도 또 한번 파이낸셜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지부진한 SK그룹 주가와 관련해 사장단 평가에서 주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올리고, 주가 부양을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도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룹의 파이낸셜 스토리 성과를 분석한 뒤 "CEO들이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을 주도하고, 파이낸셜 커뮤니티 등 외부에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직접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고, 파이낸셜 스토리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SK 제공) 2022.7.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SK 제공) 2022.7.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3년 내 주가 28만원 달성' 발언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파이낸셜 스토리로 D램과 낸드 양 날개를 펼쳐 지속적인 사업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현 주가는 15만원대이며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16만~19만원 수준이다. 곽 사장은 지난달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3년 내 시총 200조원 달성'을 공언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7일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한 '더(THE) 소통행사'에서도 '3년 내 주가 28만원'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곽 사장은 "AI 시장에서 HBM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확보했고 그 결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AI 시대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서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3년 내 시총 200조원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존 매출, 영업익 등 데이터로 기업 성과를 말하는 것이 아닌,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하자는 것"이라며 "기업 비전이 있어야 주가도 오르는 것인데 단순히 데이터나 수치만으로 파이낸셜 스토리 성과를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SK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의 주가 상승 압박감이 생각보다 심하다고 본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 상장 계열사 경영진들이 주가 상승 압박을 상당히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CEO 입장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를 계속 강조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표 성과로 주가 상승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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