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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원하는 유리기판…수혜주 뭐 있나

등록 2024.04.07 10:00:00수정 2024.04.07 10: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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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유리기판 채택 기대감 커져

SKC·삼성전기 등 유리기판 관련주 껑충

[서울=뉴시스] 앱솔릭스 반도체 글라스기판. (사진=SK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앱솔릭스 반도체 글라스기판. (사진=SK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최근 유리기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성능 AI 반도체 기술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공정에 차세대 유리기판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유리기판은 전기 신호와 신호 전달 속도, 전력 소비 등에서 기존 기판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차세대 기판으로 떠오르는 유리기판 수혜주 찾기에 분주해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유리기판 대장주로 알려진 SKC는 전일 대비 7500원(5.74%) 상승한 13만8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관련주로 꼽히는 삼성전기(2.25%), HB테크놀로지(15.99%), 필옵틱스(10.05%), 와이씨켐(4.93%)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특히 필옵틱스와 와이씨켐의 주가는 8거래일 만에 2배 넘게 뛰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IT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리기판을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고성능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존 유기 소재 기판의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AI의 데이터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 추세라면 2030년부터 유기 소재 기판이 2.5D/3D 패키징(중앙에 연산을 담당하는 로직 반도체를 두고 주변에 고대역폭메모리 등을 배치·상호 연결하는데 필수인 기술)을 통한 트랜지스터 수의 확장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애플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A100·H100 등) 등을 모두 CoWoS(Chip-on-Wafer-onSubstrate) 기술을 적용해 생산하고 있다. CoWoS는 고성능컴퓨팅(HPC) 업계에서 각광받는 기술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유리기판은 플라스틱 기판(FC-BGA 등)의 유기 소재 대신 유리 코어층을 채용한 기판이다. 기존 소재보다 더 딱딱해 세밀한 회로 형성이 가능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해 대면적화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얇게 만들 수 있어 전기신호 손실과 신호 전달 속도 측면에서도 기존 기판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력 소비도 우수하다는 강점도 있다.

박 연구원은 "AI 반도체용 칩은 면적이 크고, 미세 회로를 커버할 수 있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 필요하다"며 "유리기판을 채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을 두 세대 이상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리 특성상 외부의 강한 충격이나 압력에 취약해 제조 시 수율을 높이기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고성능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인텔,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 개발을 통해 이르면 2026년부터 유리기판을 채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 관련주에는 삼성전기, SKC, 기가비스, 주성엔지니어링, 이오테크닉스, 필옵틱스, HB테크놀로지, 와이씨켐, 켐트로닉스 등이 존재한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은 SKC다. SKC는 자회사 엡솔릭스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용 유리기판 양산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반도체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2026년부터 유리기판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 기가비스는 고객사의 유리기판 검사장비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년에는 양산용 장비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다. 필옵틱스는 OLED 레이저 가공 기술을 유리 기판 제조에 적용했으며, HB테크놀로지는 유리기판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와이씨켐은 최근 반도체용 유리기판 핵심 소재 3종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의 반도체 패키징 적용은 이미 20년 가까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기술이지만, 그동안 오랜 기간 상용화되지 못했다"며 "고성능컴퓨팅 기업들은 이르면 2026년부터는 유리기판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되며, AI 가속기와 서버 CPU 등 하이엔드 제품에 선제적으로 탑재한 후 점차 채용 제품군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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