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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 영어마을①]파주영어마을, 개원 초기 열풍…참여 경쟁률 치열

등록 2024.04.16 06:00:00수정 2024.04.16 06: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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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기지사 시절 파주에 27만 8000여㎡ 규모로 조성

온라인 신청에 동시 접속자 4만 명 몰려 서버 다운, 높은 관심

이용객 급증해 주차장 두 배 늘리고 버스 배차 시간 단축

[파주=뉴시스] 지난 2006년 4월 개원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전경. 2006.09.07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뉴시스] 지난 2006년 4월 개원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전경. 2006.09.07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지난 2006년 4월 906억원이 투입돼 경기 파주시에 27만 8000여㎡ 규모로 체류형 영어마을이 만들어졌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손학규 지사가 영어 전문교육을 위해 영어만 사용하는 영어마을 조성을 추진하면서 안산, 파주, 양평 3곳에 잇따라 영어마을이 들어섰다.

영어교육에 대한 열풍이 불며 개원 초기부터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고 유료 운영에도 경기영어마을 프로그램 참여 희망자가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높은 관심은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조성 붐을 일으켰다.

지자체마다 시설 조성에 관심을 보였고 전국적으로 영어캠프 등 영어마을과 비슷한 시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를 두고 교육부는 비용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영어마을은 그만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경기도와 효율성 공방을 벌이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마을의 경쟁력은 약화됐고 경기도내 3곳 중 민간에 위탁까지 맡겼던 안산 영어마을이 지난 2012년 결국 문을 닫았다.

또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한 파주와 양평 영어마을은 본래의 기능을 축소하고 미래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으로 간판을 바꿔 간신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는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하고 운영 중인 구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의 출발과 문제점, 실태를 점검한다.<편집자 주>

지난 2006년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경기도 내 두 번째로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마치 영국 남부의 한 작은 도시를 옮겨놓은 듯한 모습으로 파주시에 조성된 파주캠프는 다양한 영어 체험시설과 프로그램으로 개원 초기 큰 관심을 받았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사업비 906억원을 들여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를 조성했다.

총 27만8000여㎡ 부지에 40여개 유럽풍 건물이 들어선 파주캠프는 연수생 550명과 원어민 강사 100명이 동시에 묵을 수 있는 기숙사부터 교육동, 관리동, 과학극장, 방송스튜디오, 어린이도서관과 영어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전시체험관, 우체국, 은행 등 공공 문화시설을 갖췄다. 

[파주=뉴시스] 지난 2006년 4월 개원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06.09.07 (사진=경기도 제공)

[파주=뉴시스] 지난 2006년 4월 개원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06.09.07 (사진=경기도 제공)

특히 이곳에서는 실제로 해외 방문 상황을 경험할 수 있도록 커피전문점, 레스토랑, 기념품점 등 14개 상업시설 이용 시 외국인 종업원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도록 했다.

어린이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축구 등 스포츠를 체험하는 종합스포츠센터와 야외공연장, 식물원 등 놀이공간도 마련됐다.

파주캠프는 개원 한 달 만에 유료 입장객 3만 9339명이 방문하며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학부모들 사이 "영어마을 다녀오셨어요?"라는 질문이 유행처럼 확산됐을 정도다.

개원 한 달간 전체 방문객 중 영어마을 체험학습 프로그램 참여자는 5박6일 정규 프로그램의 경우 2829명, 일반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일체험 프로그램은 7809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정규학습 참여를 위한 경쟁률도 매우 치열했다.

초등학교 3~6학년 대상 주말 프로그램 모집에는 접수 시작과 동시에 4만명이 동시 접속을 시도해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신청을 못한 학부모의 항의가 폭주하면서 파주캠프는 기존 선착순 신청 마감에서 컴퓨터 추첨 방식으로 신청 방식을 바꿨다.

개원 이후 급증하는 이용객에 비해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420대의 주차 면적을 두 배 이상 늘리고 파주캠프를 지나는 버스 운영사 역시 서울과 고양, 파주를 오가는 버스에 대해 배차간격을 20분 내로 줄였다.

당시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를 방문한 자리에서 "영어마을은 단순히 영어를 교육하는 공간이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미래형 교육기관이며 파주캠프는 경기영어마을 프로젝트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영어마을은 국내에서 외국과 같은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모델로 수년 내에 수천억 원의 외화 절약 효과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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