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중동 갈등 커질까"…항공·석유화학 업계 '울상'
이란, 이스라엘 겨냥해 미사일 200발 발사
대한항공, 텔아비브 복항 예상 어려워
유가 상승도 우려…악재 겹치는 석유화학
[테헤란=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이란혁명군수비대 대원이 반이스라엘 시위대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란의 공격에 "분명하고 강력한" 재보복을 하기로 했다고 이스라엘 매체가 전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이 재보복할 경우 다시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04.16.
16일 업계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200발 넘게 발사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업계는 이스라엘이나 이란 영공을 비행하지 않지만, 직·간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동행 직항 노선(인천~텔아비브)를 운항했지만,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이 발발한 이후 반년 넘게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이번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확전 가능성이 다시 커지며 당분간은 재운항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재운항 시점을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을 지켜보며 복항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리스크로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업계는 더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항공업계에서 가장 큰 비용이 연료 유류비인 만큼, 국제 유가가 오르면 비용 부담도 더 커진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3100만달러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래깅(결제지연 효과) 등을 이용해 변동성을 줄이고 있지만 유가가 오르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어할 순 없다.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여객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도 대한항공은 5월 유류할증료를 10단계(최소 2만1000원~최대 16만1000원)로 동결했다.
석유화학업계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원료(나프타) 가격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주 원료로 에틸렌과 플라스틱 등을 주로 생산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톤당 나프타 가격은 지난 1월 657달러에서 이달 717달러 9.1%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이보다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업계 전반이 장기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 유가 상승 악재까지 겹치며 업계의 고민은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나프타분해설비 가동률은 2년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74%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원료가격이 오르고, 물류운임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다"며 "향후 중동 확전 가능성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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