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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관리형 비대위'로 가닥…수도권 인사 반발

등록 2024.04.22 18:44:33수정 2024.04.23 13: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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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조만간 새 비대위원장 지명할 듯

'징검다리 지도부' 역할 국한…'혁신형'과 거리

'당원투표 100%' 전당대회 룰 두고 갈등 예고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당선인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2024.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당선인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2024.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은 22일 4·10 총선 참패 이후 당 혼란을 안정적으로 수습하기 위한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새 당대표 체제가 들어서기 전까지 '징검다리 지도부' 역할을 맡길 비대위를 구성하겠다는 거다. 당 체질을 뜯어고칠 수 있는 '혁신형 비대위'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수도권 인사들은 반발했다. 대통령실에서 오더를 내린 대로 당 지도부가 따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차 당선인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형·관리형 비대위 가운데 어떤 의견이 많이 나왔나'라는 질의에 "당선자들의 다수 의견은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게 좋겠다. 그러니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데 필요한 비대위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이후 공석이 된 당 사령탑 자리를 당분간 새 비대위원장에게 맡기고, 빠르게 차기 당대표를 뽑아 정상적인 지도부 체제를 갖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면 비대위의 역할은 당대표 선거 전까지 '징검다리 지도부'에 국한된다.

당초 예상과 달리 비대위원장은 윤 원내대표가 맡지 않기로 했다. 조기 전당대회가 오는 6~7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은 두 달여는 윤 원내대표가 그대로 키를 잡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당 안팎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윤 원내대표 체제의 '관리형 비대위'를 꾸려 차기 지도부에 안정적으로 당을 넘겨주자는 취지였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데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당선자들의 양해를 구하고 비대위원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에서 '혁신형 비대위'에 적합한 인물이 비대위원장으로 깜짝 발탁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당내 중진들이 여러 차례 조기 전당대회를 시사한 데다가 윤 원내대표가 이들의 의견을 모아 새 비대위원장을 지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새 원내 지도부가 꾸려진 이후에 여기서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당선인은 윤 원내대표가 정하고 물러나는 것에 동의했다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려 했는데, (선거가 끝난 이후인) 10일 뒤에 하면 너무 늦어진다고 해서 갑자기 박수 치고 강제로 통과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수도권 당선인은 "(이번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전준위와 성격이 비슷하다"며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비대위가 들어선 이후에도 당내 반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수도권 인사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꾸린 이후 전당대회 룰을 비롯해 지도부 체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지난 19일 열린 총선 낙선인 간담회에서는 강도 높은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로 영남당', '영남 자민련'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도 당 원외조직위원장들은 윤 원내대표에게 ▲혁신비대위로 당 지도 체제 전환 ▲당대표 선거 방식 국민 50%·당원 50% 반영을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는 현재 '당원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내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비윤계 의원은 "의견을 모은 것은 다 필요 없는 것이고, 용산에서 내려온 오더를 그대로 따라가는 역할 밖에 하지 않은 것"이라며 "비대위원장도 위에서 시키는 사람이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에 오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열린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지금은 분노해야 할 시기, 혁신해야 할 시기다. 무난한 대응은 무난한 패배를 자초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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