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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부진에 中 저가 물량 유입…'이중고' 심각[철강업 위기①]

등록 2024.05.28 15:10:00수정 2024.05.28 17: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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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철강업종 영업익 30% 이상 감소

중국 부동산 부진에 국내 소비량까지 '뚝'

中 철강재 유입에 속수무책…원재료가도 상승

[서울=뉴시스]현대제철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2024.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현대제철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2024.05.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을 생산하는 철강업계가 업황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요 감소에 중국발(發)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까지 겹치며 장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올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철강업종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1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7505억원으로 32.6% 감소했다.

주요 기업별로 보면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는 올 1분기 매출 15조4420억원, 영업이익 3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17.3%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조9478억원,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83.3% 감소했다. 동국제강 역시 1분기 매출 9273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7.4%, 33.1% 하락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국내 소비량까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 국내 철근 명목 소비량이 191만톤으로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할 정도다.

이를 반영해 국내 철강사들은 올해 판매량 목표치를 기존 920만톤에서 850만톤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 역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은 철강업계에 또 다른 악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톤으로 전년 대비 29.2% 늘었다. 올해 1분기 중국산 수입량도 228만톤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철강 수출은 2580만톤으로 30.7% 늘었다. 그동안 중국 철강 업계는 자국에서 물량을 어느 정도 소화했지만 자국 부동산 침체로 철강 수요가 급감하자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잉여 물량을 초저가에 수출하며 글로벌 공급 과잉을 유발했다는 평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을 줄여 경쟁력을 키우려 하지만 이 마저 쉽지 않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이달 기준 후판의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이미 톤당 100달러를 넘었다. 여기에 연료탄이나 에너지 비용 등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원가 부담은 훨씬 커졌다.

철강 제품 원가의 10%를 차지하는 전기 요금도 최근 크게 인상되며 전력 소비량이 많은 철강업계로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로 전기로를 통해 철강을 생산하는 만큼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만 올라도 연간 200억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결국 전기로 가동을 줄이고 상·하반기 인천공장, 당진공장의 전기로 수리 계획을 세우는 등 가동시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이 점점 많아지며 가격 경쟁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재료가격 상승까지 고려하면 판매가를 올리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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