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전직 외교장관들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 위해 '완충 외교' 필요"

등록 2024.05.30 18:50:21수정 2024.05.30 19:08: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제주포럼 최초 역대 외교장관 대담 세션

윤병세 "파편화 현상 속 연대 확대 필요"

유명환 "尹 日과 관계 개선 '전략적 결단'"

김성환 "신냉전 동의못해…中소통 늘려야"

송민순 "과거 통일정책 평화와 더 멀어져"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3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제주평화연구원 주관으로 전직 외교부 장관 4명이 참석한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 특별세션이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좌장 손지애 외교부 문화협력대사, 송민순, 유명환, 김성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2024.05.30. woo1223@newsis.com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3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제주평화연구원 주관으로 전직 외교부 장관 4명이 참석한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 특별세션이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좌장 손지애 외교부 문화협력대사, 송민순, 유명환, 김성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2024.05.3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변해정 기자 = 역대 외교부 장관들은 30일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GPS·Global Pivotal State)'로서 나아가려면 미중 사이에 낀 존재가 아닌 충돌을 완화하고 역내 협력 메케니즘을 다층적으로 만드는 '완충 외교'를 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손지애 외교부 문화협력대사의 진행으로 열린 제19차 제주포럼 '특별세션-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에는 송민순(34대), 유명환(35대), 김성환(36대), 윤병세(37대) 전 장관 4명이 대담 형식으로 이같이 우리의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세계 정세가 어떻게 나아갈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소위 '분열·파편화'와 함께 국익에 따른 '짝짓기' 현상은 짙어질 것"이라면서 "북러 간 전략적 협력에 중국의 결속 심화와 이란 가담이 이뤄진다면 지정학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 관계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양자·다자·소다자적 연대를 확대해 나갈 것을 제언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한반도 중심의 시각을 취하지 않고 글로벌 차원의 통합 전략을 짜야만 GPS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미국에 앞서 일본을 방문해 관계 개선에 나선 윤 대통령의 행보가 '지정학적 측면에서의 전략적인 결단'이었으며 한미일 3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GPS란 개념이 좀 추상적"이라면서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를 볼 때 미일중러 4개국과 동일한 관계를 이어가긴 쉽지 않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진영에 속해 힘을 가지면서 반대편에 있는 나라와의 관계가 악화하지 않게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자적 역할로는 GPS로 나아갈 수 없다. 물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준비도 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국가명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미일 진영에 중심을 두되 중러와도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전 장관은 GPS로서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꼬집었다. 미중 관계는 전략경쟁에서 관리 모드로 전환되는 추세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신냉전 체제'라는 데 동의하지 않으며 북러와는 입장이 다른 중국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이 한반도를 신냉전 체제로 끌고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나 중국은 러시아와 입장이 분명히 다르다"면서 "북한이 말하는 신냉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소통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전 장관은 GPS에 걸맞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확대는 '시의적절' 했으며 통일 정책은 먼 미래를 내다보며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의 세계 질서를 보면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로서는 현재의 고착 상태가 더 큰 위험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면서 "북한이 위성 발사를 성공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우리가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전략을 짜야 한다. 지금의 대북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의 진보·보수 정부가 취했던 통일 정책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평화 축에서 더 멀어지게 했다"면서 "'하나의 한국(통일)'로 가야한다는 인식에서 먼저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