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제강공장, ‘진퇴양난’…해결책 없나?

반면 해결의 실마리를 쥔 군 당국과 포항시, 관련부처 등 관계기관은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 포항 지역경제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포항시, 무분별한 건축허가…‘공사 중단 사태 근원지’
포스코는 지난 2008년 8월 포항제철소 내 20만㎡(6만500평) 부지에 높이 85m, 30층 규모의 신제강공장을 착공했다. 투자비만 무려 1조4000억원 가량이다.
착공에 앞서 포스코는 포항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며, 포항시는 2008년 6월 건축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포항시는 고도제한 확인 절차를 빼먹었다.
포스코 설계 자체의 부실도 문제지만 건설부지가 군사시설인 포항공항 인근임에도 국방부와 별도 협의절차를 생략한 채 건설 허가를 내준 포항시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포항 해군 6전단은 건물 높이가 비행고도 제한을 19m 위반했다며 포항시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고, 포항시는 두 달 뒤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도제한 위반이 드러나자 포항시는 허가를 내 준 공무원을 징계하는 등 진화에 나섰고, 포스코도 비행고도제한 높이인 66m이하 하부공사만 계속하며 사태해결을 기다려 왔다.
포항시, 포스코 등 관계기관은 1년 가까이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쏟아봤지만, 고도제한 위반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방부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포스코는 두 차례의 자체 용역조사를 벌여 공장 높이가 비행 안전에 큰 지장이 없다는 답까지 얻어냈지만,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고도제한 완화 기준 ‘형평성 없어’…지역경제 및 국가적 손실 ‘확대’
지난 5월 국방부는 전국 15개 공군비행장 주변 건축물의 고도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제강공장 건설에 제동을 건 포항비행장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포항비행장이 대상에서 제외되자 지역 경제 손실을 우려한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방부의 고도제한 완화 계획이 형평성 없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행 구역도 아닌 포항제철소를 고도제한 지역으로 묶어 지역 경제는 물론 국가 경쟁력에까지 타격을 주는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공군은 초고층(112층) 건물인 서울 잠실 제 2롯데월드 건립을 반대하다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가량 변경하고, 장비를 보완하는 조건으로 승인한 바 있다.
실제 포스코 신제강공장 공사 중단으로 현재 1500여명에 이르는 일용직 현장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관렵업체들도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있어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지역사회가 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신제강공장의 고도제한을 완화해 하루빨리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소속 조합원 1000여명은 최근 국방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했으며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400여명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풀리지 않는 ‘실마리’…해결책 없나?
포스코도 골머리를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신제강공장과 연계한 2조4000억원 규모의 각종 후속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이다.
신제강공장 건설은 1제강공장의 기존 100톤 전로를 폐쇄하고 300톤 규모의 전로를 갖춘 새로운 제강공장을 짓는 포스코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새로운 공장이 완공되면 포항제철소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현재 1560만톤에서 1760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포스코 측은 조속한 해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국방부 역시 최근 들어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손실이 크다는 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항로 변경이나 군 시설물 현대화 등 전술적인 측면에 기여해야 한다면 이에 필요한 비용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이다.
한편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실무위원회는 신제강공장 문제 논의를 위해 지난달 회의를 가졌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달 말 개최되는 2차 회의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