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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에 뿔난 현대차 "패하기만 해봐"

등록 2012.02.22 11:59:40수정 2016.12.28 00: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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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현대차와 김앤장.(사진 = 각 사 제공)  photo@newsis.com

사내하청 선고기일 잡힌 것도 몰라…현대차 '분통'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바라보는 현대차그룹의 시선이 곱지 않다. 23일 예정된 대법원의 비정규직 관련 선고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당초 현대차는 대법원의 사내하청 관련 소송 최종 판결 선고기일이 올해 하반기에나 잡힐 것으로 보고 다소 느긋한 입장이었다. 그 이면에는 국내 최고 로펌이라는 김앤장에 거는 기대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대법원에 선고기일 연기 요청을 하면서 두 거인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패소가 확실해진 상황에 김앤장이 황당한 실수를 하며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다.

  22일 현대차 고위임원은 "선고기일이 올해 하반기에 잡힐 것으로 생각했는데 새해부터 갑작스레 잡혀 무척 당혹스러웠다"며 "당시 이미 대법원 홈페이지에도 23일로 확정돼 나왔는데 김앤장은 그것도 모르고 선고기일을 연기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더라. 도대체 뭐하는 로펌인지 한심하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이 임원은 "대법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선고기일도 모르면서 국내 최고 로펌이라고 할 수 있나?"며 "그런 상황에서도 대법원에 연기 신청하면 다 될 것이라고 끊임없이 이야기 하더라"라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지난 15일 소송대리인인 김앤장이 신청한 선고기일 연기 요구는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미 20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선고연기 반대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인데다 예상외로 빠르게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대법원 선고기일 연기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사측은 시간 끌기라는 꼼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하기까지 했다.

 이 임원은 "김앤장이 비싼 수임료만 받아먹고 일은 제대로 안하는 것 같다"며 "김앤장을 쓴 이유는 국내 대표 로펌을 대리인으로 세웠는데도 진다면 (현대차로서도) 할 만큼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불평했다.

 한편 김앤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표 로펌이다. 소속 변호사가 가장 많고 인력풀이 다양해 뛰어난 변호사 비율도 높은데다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전직 고위관료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고급 정보를 잘 확인해주는 것도 김앤장의 무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김앤장도 2위로 밀리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이번 사건이 관련된 '인사 및 노무'분야다. 한경비즈니스 조사에서 김앤장은 지난해 9개  분야 중 8개에서 업계 1위를 했지만 이 분야는 광장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광장에는 김앤장을 능가하는, 노동분야 국내 최고 변호사로 통하는 주완(53) 변호사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에서 국내 대표 로펌인 김앤장을 쓰고도 진다면 현대차로서는 할만큼 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액의 수임료내고도 예상치 못한 수모까지 겪은 터라 현대차에게는 이래저래 쓰린 소송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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