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스코 작품 앞에서 해야 할 일은 ‘침묵’

화가 마크 로스코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1903~1970)가 남긴 말이다.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평생을 보낸 로스코는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으면서 인간의 근원적 감정, 환희·비극·파멸 등을 화폭에 담아왔다. 화면은 단순하지만, 복잡한 인간 내면이 함축됐다. 수평 구도로 나눈 화면은 여러 번 덧칠, 깊이감과 강한 흡입력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특히 폭넓은 색채와 색조를 활용, 극적이고 소박하며 시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화면은 초기 빨강, 노랑 등 밝고 화려한 색상이 주를 이뤘으나 1950년 중반부터는 검붉은 색이나 갈색, 고동색, 검은색 등 어두워지는 경향을 띠었다. 그러나 면도날로 손목의 동맥을 잘라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한 달 전, 붉은색으로 가득한 ‘무제’를 내놓기도 했다. 그의 스튜디오를 적신 피만큼이나 선명한 붉은색 작품으로 ‘피로 그린 그림’이라고도 불린다.

마크 로스코 'Untitled'(152.4×145.1㎝, acrylic on canvas, 1970)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국내 전시 작품 평가액은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작품당 500억원 꼴이다. 그의 작품은 2007년 5월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화이트센터’가 7280만 달러(한화 약 820억원), 2012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오렌지, 레드, 옐로’가 8690만달러(한화 약 980억원)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마크 로스코 'Untitled'(195×172.1㎝, oil on canvas, 1953)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전시는 로스코의 초기, 중기, 말기 작품을 시대순으로 구성한다. 특히 미국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채플을 그대로 재현한다. 로스코 채플 안의 다크 페인팅 7점을 만날 수 있다. 로스코가 자살 직전 그린 죽음과 삶의 치열한 내면적 갈등을 표현한 ‘무제’(1970),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지하철’ 등도 있다.

마크 로스코 'Untitled'(206.7×168.6㎝, oil on canvas, 1949)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전시는 6월28일까지 이어진다. 02-532-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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