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택시업계 합의는 했지만...승차공유시장업계 불만 여전
카카오, 평일 출퇴근시간에만 서비스 제공하기로
카카오 "규제 혁파 합의 이룬 데서 의미 찾고 싶어"
관련 업계는 합의에 부정적..."시장 규모 축소시켜"
업계 관계자 "카풀 원래 합법...국민 생각한 합의 아냐"
쏘카·타다·풀러스 등 "혁신 서비스로 고객들 확보 예정"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택시-플랫폼 사회적대타협기구 기자회견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위원장,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참석자들이 합의문 발표 후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승차공유 시장'에 대한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대립 양상을 이어온 카풀과 택시업계가 지난 1월 출범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극적 합의에 이르렀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7일 카카오 카풀의 경우 주말을 제외한 평일 하루 2회씩 운영하는 데 합의했으며, 택시 수요가 공급보다 부족한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오후 6~8시)에만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객운수사업법 등 현행법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평일 출퇴근 시간에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울러 택시업계의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한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올해 상반기 중에 출시하고, 택시기사들 처우 개선을 위해 사납금 제도 대신 노동 시간에 부합하는 월급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이날 발표된 합의안에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한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와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전현희 위원장, 카카오모빌리티, 국토교통부 등이 서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규제 혁파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보다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규제를 혁파하는 합의를 이뤘다"며 "향후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타협을 시작으로 이용자와 업계 종사자 모두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혁신 생태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VCNC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프리미엄' 론칭 미디어 데이가 열린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박재욱 VCNC 대표가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택시와 협업을 통한 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은 오는 4월 시작된다. 2019.02.21. [email protected]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 등의 이번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행법상 카풀은 원래부터 합법적인 서비스였는데 이번 합의에서 특정 시간에만 운행하는 선례를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승차공유 서비스의 미래 시장 규모를 축소시키는 역할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쏘카와 타다, 풀러스 등이 있다. 여기에 이번 합의로 카카오 카풀이 추가될 경우 약 4개 업체가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관련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복귀를 통해 승차공유 시장의 미래 전체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합의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국내 모빌리티 시장 규모를 축소시킨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부터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고 법이 인정한 서비스였는데 이번 합의문에서 평일 출퇴근 시간 등으로 운영 시간을 한정시키면서 승차공유 시장을 더 좁게 만들어놨다"며 "처음부터 택시업계가 하지 말란다고 승차공유를 안 할수는 없는 건데 결국 택시업계의 요구만 다 수용한 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승차공유 기업 중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만 참여해 택시업계와 의견을 나눴는데 결국 이해 관계자들끼리 모여서 내놓은 합의는 아닌지 모르겠다"며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가 있는 국민들과 승차공유 시장의 미래를 고려한 합의라고 보여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카풀업체 풀러스 역시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합의안에 유감을 표했다.
풀러스 측은 "당초 국민의 이동 편익을 증가시키기 위한 취지의 대타협 기구였는데 실효성 있는 결론은 아닌 것 같다"며 "시민들 역시 공감할 수 없는 결론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의 서영우 대표가 택시파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강남의 공유사무실 '패스트파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 대표는 정부 규제와 전통사업자와의 갈등 등으로 국내 공유경제 기업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2019.01.09. [email protected]
풀러스는 "특히 시민들이 택시가 안 잡혀서 불편을 겪는 시간대에 카풀을 투입할 수 없게 돼서 유감"이라며 "무상카풀을 제공하고 있는 풀러스는 오늘 결론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시민들의 이동 편익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의가 됐으면 이제 풀러스와 드라이버들에 대한 의미없는 고발은 취소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합의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에 복귀해 조만간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른 업체들은 "단순히 경쟁자가 늘어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승차공유 시장 확대를 통해 서비스 수요자가 더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타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승차공유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오는 걸 막을 수도 없는 거고 경쟁자가 늘어나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고객들을 확보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높은 품질의 서비스로 이동 서비스가 발전되면 자가용을 통해 이동을 해결했던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로 넘어올 것으로 보는 만큼 카카오 서비스 재개가 딱히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풀러스 역시 투자와 혁신을 이어가면 품질 높은 서비스로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풀러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실시간 최적 경로를 찾은 뒤 카풀 파트너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0원 이동, 무상카풀 풀러스 제로'를 통해 고객이 여정비 없이 0원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무상 카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풀러스는 지난해 11월 기준 40만명의 드라이버와 50만명의 탑승자를 확보했으며 매년 각각 약 2만명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번 달 기준 드라이버와 탑승자는 각각 45·55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쏘카의 경우 약 400만명의 회원들과 약 1만대의 차량, 전국에 약 3800개 존을 보유하고 있으며 타다는 지난해 서비스 시작 후 초기 대비 약 200배 성장을 달성했다. 재탑승률은 8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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