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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위임장 받는 기준 제각각…일부선 대리작성해도 '통과'

등록 2020.05.18 1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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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제로 혼란...헛걸음 하는 시민 수두룩

울산 삼산동 등 선불카드 신청자 긴 행렬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현장접수 첫날인 18일 오전 울산 남구 삼산동 행정복지센터 2층 접수장에 신청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인 경우,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8, 목요일은 4·9, 금요일은 5·0일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2020.05.18.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현장접수 첫날인 18일 오전 울산 남구 삼산동 행정복지센터 2층 접수장에 신청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인 경우,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8, 목요일은 4·9, 금요일은 5·0일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위임장 받으러 어떻게 집에 다시 가. 살짝 다르게 쓰면 괜찮아."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 첫날인 18일 오전. 울산 남구 삼산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선불카드 신청자들로 긴 행렬을 이뤘다.
 
인파 속에는 세대주 대신 지원금을 수령하러 온 세대원도 보였다.
 
안내원은 이들에게 "세대주가 작성한 위임장을 꼭 가져오세요!"라고 당부하며 위임장과 안내장을 나눠줬다.
 
하지만 일부 세대원은 날조된 위임장으로 지원금을 받아 가기도 했다.
 
한 세대원은 "세대주에게 위임장을 받아오라"는 말을 듣고 집에 가는 듯하더니, 행정복지센터 외부에 마련된 책상에서 위임장을 적기 시작했다.
 
세대주가 작성해야 할 '위임하는 사람' 서명란에도 손수 이름을 적었다.
 
위임장에 적힌 '허위로 작성할 경우 징역 또는 벌금'이라는 유의사항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날 만난 A씨는 "집에 다시 가서 세대주인 남편의 서명을 받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며 "어차피 남편과 같이 쓰는 지원금이기 때문에 내가 받아도 상관없어 살짝 다른 글씨체로 써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대리수령을 위해 작성해야 하는 위임장과 선불카드 사용 유의사항. 2020.05.18.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대리수령을 위해 작성해야 하는 위임장과 선불카드 사용 유의사항. 2020.05.18. [email protected]



행정복지센터마다 위임장을 받아주는 기준도 달랐다.
 
남구 달동 등에서는 오직 날인된 위임장만 허용됐지만, 대부분의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서명된 위임장도 받아줬다.
 
달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위임장을 작성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날인된 위임장만 받아준다"며 "원칙상 반드시 세대주가 위임장을 작성해야 하며, 허위로 작성할 시 형사처벌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5부제 때문에 발걸음을 돌리는 주민도 많았다.
 
안내원들은 신청자마다 "1,6 출생연도 맞습니까?"라고 물었고, 5부제를 이해 못 해 한참을 물어보는 시민도 있었다.
 
아버지 대신 지원금을 신청하러 온 박수민(24)씨는 "1996년생이라서 오늘 신청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무조건 세대주 기준으로 방문해야 하더라"며 "아버지 출생연도에 맞춰서 다시 신청하러 와야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부분 신청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1m 간격 유지'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포인트는 이날부터 은행지점에서 현장 접수도 받는다.
 
기업계 카드사를 제외하고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카드 등 은행 계열의 카드사는 소속 금융그룹의 은행 영업점에서 신청하면 된다. BC카드는 제휴 금융기관 15곳에서 각각 신청을 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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