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미술 혁명 앙리 마티스…'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앙리 마티스(1869~1954).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초 시각 예술의 혁명적인 발전을 이끈 그는 ‘색채의 거장’, ‘현대 회화의 창시자’, ‘야수파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6년 이브 생로랑 소장품 경매에서 마티스의 1911년작 ‘푸른색과 핑크빛 양탄자 위의 뻐꾸기’는 3590만 유로(약 693억 원)에 낙찰돼 당시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8년 록펠러 부부의 ‘황금 컬렉션’ 경매에서는 ‘목련 옆의 오달리스크’가 8070만 달러에 팔리며 그의 작품 가치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마티스의 그림을 떠올리면 먼저 강렬한 색과 평온한 화면이 떠오른다. 밝은 색채와 단순한 형태, 그리고 화면 전체를 감싸는 안정감 때문에 그의 삶 역시 평온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생애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평생 지병을 안고 살았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으며, 말년에는 큰 수술 이후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마티스는 원래 법학도였다. 아버지가 북프랑스 보앵안베르망두아에서 운영하던 식료품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파리로 가 법학을 공부했고 법학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러나 병상에서 처음 붓을 잡은 경험이 그의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상드린 안드루스의 '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은 이러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끝내 기쁨을 선택한 한 예술가의 태도를 따라간다.
책은 마티스를 단순히 ‘색채의 거장’이나 ‘야수파의 대표 화가’로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어떤 질문을 붙들고 작업을 이어갔는지에 주목한다.
마티스가 평생 반복한 질문은 단순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는 고통을 작품의 주제로 확대하기보다, 그 조건 속에서도 가능한 감각과 감정을 찾아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현실을 몰랐기 때문에 밝은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밝다.
책은 색채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그의 시선을 차분히 풀어낸다. 마티스에게 중요한 것은 색의 수가 아니라 색들 사이의 관계였다.
“몇 가지 색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음악이 일곱 개의 음으로 이루어지듯 말이다.”
말년에 이르러 그는 종이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작업에 몰두한다. 거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그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 종이에 채색을 한 뒤 형태를 오려 붙이는 이 작업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색과 형태의 관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었다.
단순한 색종이 작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생 축적된 탐구가 압축된 결과였다.

마티스는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균형과 순수의 예술을 추구한다. 지치고 피폐해진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평화와 휴식을 느끼길 바란다.”
불안과 피로가 일상이 된 시대에도 그의 그림이 여전히 위로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에는 70여 점의 도판이 고급지(아르떼울트라화이트)에 인쇄돼 작품의 색감과 질감을 비교적 충실하게 담아냈다. 이 책 '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은 한 거장의 전기를 넘어, 삶의 무게 속에서도 기쁨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용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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