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금리 오르는데 물가 안 잡혀…서민 경제 옥죈다[거꾸로 가는 재정시계②]

등록 2022.02.01 10:00:00수정 2022.02.01 14:05: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추경 편성 시장 금리 상승 영향

추경안 발표 14일, 0.09%p 상승

국채 금리 오르면 빚 부담 커져

유동성 늘려…물가 인상 효과도

"정부 선별 지원 정책 확대해야"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한 서울 시민이 폐업한 식당 앞을 지나고 있다.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한 서울 시민이 폐업한 식당 앞을 지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기조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계획으로 시장 금리는 연일 상승세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비자 물가 오름세마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많은 서민이 빚 상환 부담 확대와 장바구니 물가 비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지만, 오히려 상황은 일부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1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14조원에 이르는 추경(정부 안 기준)을 편성하기 위해 11조3000억원 상당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추경 편성을 추진하며 "초과 세수 10조원을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이 잉여금은 오는 4월 2021회계연도 결산이 지나야 쓸 수 있다. 결국 나랏빚을 내는 것이다.

문제는 기재부의 적자 국채가 발행되면 시장 금리가 상승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추경 편성 및 적자 국채 발행 계획을 밝힌 지난달 14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9%포인트(p) 올랐다. 13일 1.953%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약 일주일 뒤인 21일 2.132%까지 0.179%p 급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행정부의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 본격화 시점이 다가오는 점도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기재부의 적자 국채 발행도 상당 부분 일조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채 금리는 금융사 대출 금리를 조정하는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 금리가 따라 오르고 결국 돈을 빌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금리 오르는데 물가 안 잡혀…서민 경제 옥죈다[거꾸로 가는 재정시계②]


추경 편성은 소비자 물가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장에 유동성이 더 풀려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브리핑에서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유동성 (공급)으로 작용해 물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조차 중동 순방 후 사흘간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처음 연 참모회의에서 "설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을 만큼 소비자 물가 안정화는 행정부의 중점 사안이지만,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코로나19에 의해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인 만큼 쉽게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식료품과 음료 등 '밥상 물가'는 전년 대비 5.9% 상승했다. 2011년 8.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일 뿐만 아니라 관련 통계가 집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곳 중 3번째로 컸다. 여기에 내달 대통령 선거 이후 전기료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인상률은 10%가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 전망치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1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같은 달 물가 수준 전망은 전월 대비 1p 상승한 152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2021년 11월과 같다. 1년 뒤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얼마나 오를지를 예측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로 집계됐다.

민간 전문가는 서민 경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나랏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은의 기준 금리 상승은 돈이 있는 사람에게나, 없는 사람에게나 똑같이 악영향을 미치므로 지원 대상을 콕 집어 도와줄 수 있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시장 금리가 오르고 높은 소비자 물가가 이어지는 등 최근 흘러가는 상황이 서민을 옥죄고 있다"면서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저소득층이나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일 방법은 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늘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성남=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2.01.22. bluesoda@newsis.com

[성남=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2.01.22. [email protected]


다만 양준석 교수는 "나랏빚을 더 내라는 얘기는 아니다. 국가 채무 비율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상승해 부담이 큰 상황"이라면서 "실효성 있는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본예산을 최대한 축소한 뒤 이를 선별 지원 확대에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