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두번째' 도전…노림수는?
구축함 건조 등 가능해져 방산부문과 시너지 극대화
수년치 선박 수주 등 조선업 호조도 긍정적
2008년 이어 두번째 인수 도전장
[서울=뉴시스]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며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방산 부문 사업 통합에 나서며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사업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 지난해부터 조선 업황이 호조를 보이며 선박 수주는 물론 영업이익 확대에 우호적인 점도 한화그룹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결정했고, 이날 오전 정부와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긴급 산업·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확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이후 구체적인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내용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발표한다.
업계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배경으로 방산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는 물론 조선업황 호조 등이 다양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한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 ㈜한화 방산부문을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흡수하고, ㈜한화에서 물적분할 한 방산부문도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지상에서 우주까지 아우르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여기에 잠수함, 전투함, 보조함 등 군용 선박은 빠졌는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이 부문의 보완과 집중이 가능해진다.
대우조선해양은 1980년대 말 KSS-I급 잠수함 건조를 시작으로, KSS-II 사업에 참여했다. 2021년 8월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독자 설계 및 건조한 KSS-III 도산 안창호함을 인도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잠수함 명가임을 입증했다.
또 30년 이상 독보적인 특수선 건조 노하우도 갖고 있다. 특히 한국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4천톤급 헬기탑재 구축함을 국내 최초로 100% 자체 설계해 1989년부터 건조해 실전 배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4000t급 구축함에 이어, 1999년 대양작전이 가능한 5000t급 구축함 3척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1만t급 구축함 1척을 비롯해 총 35여척의 수상함 건조 실적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조선업황 호조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선박 60척, 107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인 77억달러를 40% 이상 돌파했다. 올해에도 현재까지 총 86억 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해 올해 수주 목표인 89억 달러의 97%를 채웠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카타르 프로젝트발 LNG 운반선 발주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LNG 운반선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수주 확대는 대우조선해양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6조원을 투자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 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발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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