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우드 메리' 티나 터너, 별세…'로큰롤 여왕'(종합)
그래미 12관왕…영화 '매드맥스3' 출연하기도
[서울=AP/뉴시스] 티나 터너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터너는 스위스 취리히 인근 퀴스나흐트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고인은 최근 몇 년 동안 뇌졸중을 앓았고 신장 질환 등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너는 1939년 미국 테네시 주 넛부시 내 목화농장 노동자의 세 딸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50년대 말 로큰롤의 전설 아이크 터너(1931~2007)가 이끄는 밴드 '더 킹스 오브 리듬(the Kings of Rhythm)'에서 본격적인 뮤지션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듀엣 '아이크 & 티나 터너'를 결성했다. 터너의 본명은 안나 메 벌룩(Anna Mae Bullock)이다. 티나라는 이름은 1950년대 미국 인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정글의 여왕'을 좋아하던 아이크가 이 만화의 주인공 시나에서 따와 붙여준 것이다.
아이크는 티나에게 끈질긴 구애를 했고 결국 1959년 두 사람은 결혼했다. 이후 1960년대 미국 투어로 솔(soul) 세계를 지배했다. 1971년엔 미국 록밴드 'C.C.R'의 동명곡을 리메이크한 '프라우드 메리(PROUD MARY)'로 로큰롤 시대를 이끌었다. 아이크와는 1976년부터 별거했고 1978년 이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불행했다. 터너는 회고록에서 아이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연예계에서 여성 스타가 가정폭력을 고백한 첫 사례 중 하나였다.
터너는 1984년에 발매한 솔로 앨범인 명반 '프라이빗 댄서(Private Dancer)'로 다시 크게 주목 받았다. 유망한 작곡가와 세련된 사운드로 무장한 이 앨범에서 그녀는 '베터 비 굿 투 미(Better Be Good to Me)', '왓츠 러브 갓 투 잇(What's Love Got to It)' 등 매머드급 히트곡을 냈다.
[서울=AP/뉴시스] 티나 터너
터너는 '프라이빗 댄서'의 큰 성공 이후 '브레이크 에브리 룰(Break Every Rule)'(1986)과 '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1989) 등의 히트 싱글을 추가로 냈다.
터너는 2013년 17세 연하의 독일 출신 음악 프로듀서 에르빈 바흐와 결혼하면서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스위스 국적을 취득했다. 이에 대해 미국인들은 동요했다. 터너의 고향 인근인 테네시 주 넛부시~브라운스빌 도로가 '티나 터너 고속도로'라 불릴 정도로 그녀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정이 컸기 때문이다.
터너는 영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더 후'가 참여한 록오페라 '토미'(1975)에서 애시드 퀸 역을 맡았다.
[서울=AP/뉴시스] 티나 터너
2019년 11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선 그녀의 삶과 노래를 다룬 뮤지컬 '티나(Tina)'가 개막했다. 이듬해 토니상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극 중에서 터너 역을 맡은 에이드리언 워런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터너는 2008년 영국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제 음악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들리지 않다. 그건 여전히 강력하게 존재한다. 나처럼"이라고 말했다.
생전에 12개의 그래미 어워즈를 받은 터너는 1991년 아이크와 함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21년에 솔로 아티스트로 다시 입회했다. 2005년에 케네디 센터 명예상, 2018년엔 그래미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1988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콘서트엔 관객 18만명을 모으기도 했다.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단독 콘서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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