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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꿈의 송전망' 초전도 데이터센터 공급…AI시대 전력수요 해법

등록 2025.07.11 06:00:00수정 2025.07.11 07: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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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력망 개발 필요성↑…초전도 전력망 구축 주목

2013년 초전도 케이블·전류제한기 개발이후 실증 본격화

"고객에 직접 전력공급"…데이터센터 초전도전력망 구축

[세종=뉴시스] 제주 초전도 센터 초전도 케이블. (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제주 초전도 센터 초전도 케이블. (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한국전력이 초전도 스테이션과 전력시스템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새로운 전력망 표준 모델을 제시했다. 초전도 송전기술은 그동안 발전소와 발전소를 연결하는데 적용됐지만 향후엔 민간분야 확산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대규모 신재생 발전원 확대로 송전선로의 대규모 건설이 절실하지만 신규 송전망 건설은 환경 문제와 사회적 갈등으로 진척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전은 저항이 0인 초전도체를 전력망에 적용해 기존 구리 케이블보다 3~5배 많은 전류를 손실없이 보내고, 갑작스런 고장이 발생했을 때 전류를 즉시 제한할 수 있는 초전도 전류제한기로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23킬로볼트(kV) 케이블 개발에 성공한 이후 ▲변압기-모선 ▲변전소-변전소 ▲변전소-스테이션-변전소 등 3세대에 걸쳐 초전도 기술 실증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엔 대용량 고객에게 직접 전력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한전이 추진하는 초전도 송전기술이 민간 분야로 확산되면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에 따른 고성능 전력 공급 수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다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초전도 송전 기술과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이 결합되면 전력망 건설의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사업화로 글로벌 전력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초전도 송전방법 비교. (그림=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초전도 송전방법 비교. (그림=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로운 전력망 개발 필요성↑…초전도 전력망 구축 주목

2000년대 초반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신규 송전선로 건설이 진척되지 못하자 새로운 전력망 표준 모델에 대한 개발 필요성이 높아졌고, 한전은 저항이 0인 초전도체를 활용한 전력망 구축에 주목했다.

당시 초전도 송전 기술은 기존 송전 방식에 비해 전력용량을 600% 높이고 전력손실은 90%까지 낮춰 송전망 건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해법으로 부각됐다.

우리나라 송전선로에 많이 사용되는 구리 도체는 저항에 의한 열이 발생해 송전 용량에 한계가 있고, 대용량 전력을 수송하기 위해선 대규모 송전탑과 선로 건설이 불가피한데 초전도 송전 기술을 적용하면 이런 문제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때부터 초전도체를 전력망에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도심지와 대규모 산업단지 등 전력수요가 집중된 지역에선 고효율·대용량 송전이 필요한 만큼 이를 연구개발의 목적으로 삼았다.
[서울=뉴시스] 한국전력(한전)이 세계 최초로 23킬로볼트(㎸) 초전도 플랫폼을 통한 전력 공급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파주 문산 변전소와 선유 변전소 사이에 초전도 스테이션을 만들고 영하 200도 이하의 초전도 케이블로 연계해 인근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06.24. (사진=한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전력(한전)이 세계 최초로 23킬로볼트(㎸) 초전도 플랫폼을 통한 전력 공급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파주 문산 변전소와 선유 변전소 사이에 초전도 스테이션을 만들고 영하 200도 이하의 초전도 케이블로 연계해 인근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06.24. (사진=한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13년 초전도 케이블·전류제한기 개발이후 실증 본격화

이후 한전은 2013년 23kV 초전도 케이블 개발에 성공했고 이천변전소에서 교류 23kV 50메가볼트암페어(MVA) 초전도케이블 시스템과 23kV 630A급 초전도 전류제한기의 실계통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초전도 케이블 상용 사업에 착수했고 2019년 10월에는 신갈-흥덕변전소 간 1㎞ 구간에 23kV 50MVA 초전도케이블을 설치해 장기 무사고 운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대형 변전소 신설이 어려운 도심지에 초전도스테이션을 설치해 도시 외곽 변전소로부터 고객에게 곧바로 전력을 공급하는 23kV 초전도플랫폼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문산변전소와 선유변전소 간 2㎞ 구간에 설치되는 이번 시범사업은 2022년 한전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교류 23kV 60MVA 초전도케이블 시스템을 적용하는데 이는 IEC 국제 규격을 준용한 세계 최초 초전도케이블이다.
[세종=뉴시스]한국전력 10일 서울 LS 용산타워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데이터센터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구자균 LS 일렉트릭 회장,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의 모습.(사진=한전 제공)

[세종=뉴시스]한국전력 10일 서울 LS 용산타워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데이터센터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구자균 LS 일렉트릭 회장,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의 모습.(사진=한전 제공)



"고객에 직접 전력공급"…데이터센터 초전도 전력망 구축

한전은 그동안 변전소 설비에만 적용했던 것을 넘어 고객에게 직접 초전도로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전력수요처에 초전도케이블 시스템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주변 일반 고객에게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한전은 지난 10일 LS일렉트릭, LS전선과 '데이터센터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기술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세계 최초로 초전도 전력 공급을 현실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초전도 송전이 실제로 우리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든다. 또 전력망 추가 건설이 쉽지 않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초전도 송전기술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열쇠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전은 세계 최초 데이터센터 초전도 전력시스템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송전 기술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공동 진출한다는 포부다.

김동철 사장은 "이번 협력사업은 전력망의 근본적 혁신을 시작하는 뜻 깊은 사업"이라며 "초전도 전력망 데이터센터 구축은 세계시장에서 K-그리드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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