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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쌍용조합아파트, 계약자 피해 '눈덩이'…발만 동동

등록 2025.09.24 10: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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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 도시에서 또 터진 주택조합 사태, 제도 허점 드러나

태백시 상장동에 자리하고 있는 태백쌍용조합아파트 분양사무소 겸 모델하우스는 문을 굳개 닫혀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시 상장동에 자리하고 있는 태백쌍용조합아파트 분양사무소 겸 모델하우스는 문을 굳개 닫혀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폐광과 인구감소로 도시 소멸 위기에 직면한 강원 태백에서 프리미엄 아파트로 주목받았던 ‘쌍용 더 플래티넘 황지(쌍용 황지)’가 계약자 피해 논란에 휘말리며 큰 파장을 낳고 있다.

24일 태백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태백황지지역주택조합은 태백시 황지동 옛 강원관광대학교 입구 도로변에 지하 1층·지상 20층, 479가구 규모 아파트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태백 최초의 1군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을 내세우며 ▲인허가 완료 ▲토지 소유권 100% 확보 ▲무궁화신탁 자금관리 등을 홍보하며 신뢰도를 강조했다.

그러나 화려한 홍보와 달리 실제 사업은 곧바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조합은 가구당 100만원의 조합비를 걷고, 30여 명의 계약자들에게는 “선수금을 내면 로열층 우선 배정”을 약속해 6000만~9000만원대의 추가 자금을 납부했다.

6월 주택조합 창립총회 개최, 벤츠 승용차 경품 행사 등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돌연 모델하우스 겸 분양사무소마저 문을 닫으면서 투자자들은 한순간에 길을 잃었다.

현재 피해자는 최소 80여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30여 명은 6000만~9000만원대의 피해를 입어 전체 피해금액은 최소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탁에 남겨진 돈은 11억원 수준에 불과해 피해자들은 계획적인 사기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시행사 관계자를 민사와 형사소송을 제기했지만, 피고발인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아파트 착공을 장담하면서 형사와 민사소송의 진행상황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는 무궁화신탁 보증을 기대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피해자 A씨는 “지난 6월 시행사 대표의 교통사고 이후 분양사무실이 문을 닫고 쌍용황지가 어긋나기 시작했다”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말도 안 되는 아파트 착공 주장으로 피해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태백 부동산 업계 B씨는 “장성광업소 폐광과 인구감소, 부영아파트 공실률 증가 등으로 태백 부동산 시장은 이미 침체돼 있었다”며 “쌍용조합 분양은 처음부터 불확실성이 컸고, 과거 서학골 조합아파트 실패가 되풀이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안영준 공인중개사는 “태백에서 조합주택 성공 가능성은 인구 구조와 시장 상황상 애초부터 낮았다”며 “무엇보다 1200가구 규모 부영아파트가 수요를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실패는 예견된 일이라서 전문가에게 기본적인 자문만 받았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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