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빛나 감독 “계엄·저항에서 출발한 ‘해방공간’ 베니스 한국관에 구현”
5월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공개
노혜리·최고은, 해방공간을 기념비로 재해석
전시·선집·펠로우십·네트워크로 확장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황예지도 참가
주권·국가·공동체 다시 묻는 프로젝트 진행
![[사진=박현주미술전문기자]19일 최빛나 예술감독과 최고은 노혜리 작가가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3.19.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19/NISI20260319_0002088270_web.jpg?rnd=20260319144216)
[사진=박현주미술전문기자]19일 최빛나 예술감독과 최고은 노혜리 작가가 아르코미술관에서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3.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해방은 오늘날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어떤 국가를 다시 만들 수 있는가.”
2026년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이 ‘해방공간’을 다시 호출한다. 출발점은 1945년 해방 이후 1948년까지의 역사적 과도기다. 그러나 질문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2024년 겨울 한국 사회를 흔든 계엄령 사태와 시민의 저항까지, ‘지금-여기’로 확장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계획을 발표했다. 최빛나 예술감독이 총괄을 맡고, 최고은·노혜리 작가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가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인물을 ‘펠로우’로 초청한 점이 특징이다. 농부·활동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5·18, 제주 4·3, 최근 탄핵 시위 등 한국사의 특정 장면과 연결된 목소리를 전시장 안으로 끌어들인다.

소설가 한강 설치 작품. 사진=아르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은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선보였던 설치 작업 ‘더 퓨너럴(The Funeral)’을 이번 전시에서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흰 눈 위에 앙상한 나무들을 배치한 이 작업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장면과 맞닿아 있다.
최빛나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는 한국관을 하나의 ‘임시 기념비’로 재정의한다”며 “해방공간은 과거의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주권과 공동체를 실험하는 현재진행형의 운동 공간”이라고 밝혔다.
한국관은 ‘요새’와 ‘둥지’라는 상반된 감각이 공존하는 장소로 재해석된다. 최 감독은 “수많은 죽음을 통과해온 역사적 층위를 배경으로, 이 공간은 애도의 감각에서 출발한다”며 “동시에 한국관은 머무름과 회복의 장소, 즉 하나의 ‘둥지’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최빛나 예술감독이 한국관 전시를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19/NISI20260319_0002088317_web.jpg?rnd=20260319150036)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최빛나 예술감독이 한국관 전시를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최 감독은 1995년을 한국 탈식민화의 전환점으로 본다. 중앙청 철거, 광주비엔날레 창설, 그리고 베니스 자르디니에 한국관이 들어선 해다. 일본·러시아·독일관 사이에 자리 잡은 한국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국가 형성과 위치를 드러내는 구조적 상징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시는 국가 대표성의 틀을 넘어서겠다는 기획이다.
최 감독은 “한국관을 세계 지정학적 맥락 속에서 ‘개입하는 구조’로 다루고, 포용과 연대에 기반한 또 다른 공동체-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라 세우기’, 혹은 ‘나라 고쳐쓰기’의 감각적 실험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전시의 핵심을 ‘연결’에서 찾는다.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우리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는 “전쟁 등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작품 운송과 설치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일부 팀은 이미 현지에서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베니스에서는 이스라엘관과 러시아관 참가를 둘러싼 반대 서명 운동도 일고 있다”며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질서와 공동체가 형성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노혜리_Bearing-2026-Orlando Thompson-courtesy 2026 Korean Pavilion-2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두 작가의 상반된 감각을 통해 구현된다.
최고은은 ‘메르디앙(Meridian)’에서 자오선과 경락의 개념을 공간에 적용한다. 동파이프 구조가 한국관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며, 오랫동안 닫혀 있던 2층 공간까지 열어젖힐 예정이다.
노혜리는 ‘베어링(Bearing)’에서 약 4000개의 오간자를 활용해 내부 구조를 재구성한다. ‘지탱하다’, ‘견디다’, ‘방향을 전환하다’라는 의미를 품은 베어링은 관람객의 이동을 유도하는 ‘스테이션’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일본관과의 협력도 눈에 띈다. 자르디니 내 아시아 국가관 간 공식 협업은 처음이다. 경쟁과 대립을 넘어서는 관계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최빛나 감독은 “해방공간은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갱신되어야 하는 개념”이라며 “분열과 극단이 심화되는 시대에 돌봄과 연대의 감각을 회복하는 실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베니스에 머물지 않는다. 귀국전, 네트워크 프로그램, 선집 발간 등으로 이어지며 ‘해방공간’이라는 개념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린다. 한국관은 5월 6일 프레스 오프닝과 함께 공개된다.
![[서울=뉴시스] 베니스 한국관 외부 전경.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5.21.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21/NISI20200521_0000531229_web.jpg?rnd=20200521142534)
[서울=뉴시스] 베니스 한국관 외부 전경.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email protected]
한편 이번 한국관 전시는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불가리코리아, 두산연강재단, 신한은행, Yang Won Sun Foundation, YS Kim Foundation & Canal Projects, Communitas Archive, 봄, 리아트 컴패니언즈 등도 후원에 이름을 올렸다. 하퍼스 바자 코리아, 태극당, 화요는 협찬사로 참여한다.
현대자동차는 2015년부터 10년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후원해온 파트너다. 아르코와 장기 후원 협약을 체결해 향후 10년간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4년 한국관 건립 30주년 전시에도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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