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됐던 숲에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 제주 호근동 '미로숲길'
서귀포시 호근동,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통해 숲 가꿔
관련 조례 처음 제정한 제주도…우수 지자체 선정도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서귀포시 호근동 미로숲을 찾은 어린이들이 집라인을 타고 있는 모습. (사진=호근동생태관광협의체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1/28/NISI20251128_0002005753_web.jpg?rnd=20251128171654)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서귀포시 호근동 미로숲을 찾은 어린이들이 집라인을 타고 있는 모습. (사진=호근동생태관광협의체 제공)
치유의 숲과 하논분화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서귀포시 호근동 생태관광협의체 김대헌 사무국장은 30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있는 숲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커진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호근동은 제주도가 주요 환경자원에 대한 보전 활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처음 시행한 2023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호근동 주민들은 이 사업을 통해 중산간인 해발 400m 지역에 축구장 70개 크기인 약 49만5000㎡ 규모의 숲을 직접 가꾼다. 주민들이 이름을 지은 '미로숲길'이 있는 곳이다.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자연 놀이터와 집라인 등 시설을 갖췄고, 산책로 등을 조성해 하나의 공원이 됐다.
숲 관리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한다. 김 사무국장은 "주축으로 활동하는 생태관광협의체 주민 20명과 산림계,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까지 약 300명의 주민이 함께하고 있다"며 "자생단체별로 식물을 심고, 산책로를 가꾸고, 꽃길을 만들고, 쓰레기를 줍는 등 역할을 분담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이 직접 가꾸고 난 뒤 숲은 활기를 게 됐다. 김 사무국장은 "과거에 방치됐던 이곳에 다음 달 9일에도 경북 하동 생태관광협의체에서 견학을 오는데, 거의 매년 전국 각지에서 견학을 오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의 자연체험학습장이 되기도 하고 놀이터가 되기도 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숲을 가꾸는 일과 함께 마을 주민이 자연환경해설사 자격을 취득해 탐방객들을 안내하기도 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됐다. 김 사무국장은 "주민들이 손으로 직접 호근동을 가꾸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이에 더해 일자리 창출도 되기 때문에 마을에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전국 최초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조례 제정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서귀포시 호근동 마을 주민인 자연환경해설사가 미로숲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근동생태관광협의체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1/28/NISI20251128_0002005752_web.jpg?rnd=20251128171649)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서귀포시 호근동 마을 주민인 자연환경해설사가 미로숲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근동생태관광협의체 제공)
제주에선 2023년 12월 전국 최초로 '제주도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운영 및 관리 조례'가 제정됐고, 호근동을 포함한 9개 마을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제주도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마을공동체, 지역주민, 토지소유자, 관리인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에는 참여 마을이 19개로 늘었고, 올해에는 14개 마을이 참여해 현재까지 총 41개 마을에서 사업이 진행됐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계약기간은 1년 주기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행 점검 및 평가 결과에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음 연도 사업 시 우선순위를 준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일부만 이행하면 계약금 환수 등 조치가 따른다.
도는 내년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처음으로 공모 전 단계에서 전문가 컨설팅 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지역별 생태자원의 특성과 가치를 최대한 반영한 맞춤형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다.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생태관광, 식물, 동물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검토 이후 현장 방문을 통한 컨설팅이 이뤄진다. 지역별 생태자원의 고유한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활동을 발굴할 계획이다.
제주도,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우수 지자체 선정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서귀포시 호근동 마을 주민들이 미로숲 환경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근동생태관광협의체 제공)](https://img1.newsis.com/2025/11/28/NISI20251128_0002005751_web.jpg?rnd=20251128171643)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서귀포시 호근동 마을 주민들이 미로숲 환경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근동생태관광협의체 제공)
특히 곶자왈과 오름, 습지 등 다양한 생태 자산을 보유한 마을이 주도하고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중심의 운영체계를 확립한 점도 도움이 됐다.
전국 최초 조례 제정 이후 2024년 행정안전부 주관 '적극행정 우수조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에 이어 같은 해 국회 정책토론회를 통해 법인·단체·개인 등 민간 참여 근거를 마련하는 법 개정을 끌어내는 등 생태계서비스지불제의 전국 확산을 주도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도는 앞으로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단순 참여형에서 벗어나 인문·1차산업·생태관광과 연계한 고도화된 활동유형으로 확장한다. 생태우수지역 2~3개 마을을 권역화해 '(가칭) 생태계서비스 촉진구역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소득 창출형 생태경제 모델로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제주의 생태 자산을 가장 잘 아는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제주의 생태 가치를 보전하면서 도민 소득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생태경제 모델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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