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이 겁나요"…파킨스병 환자 일상 바꾼 AI[빠정예진]
등록 2026.07.18 06:01:00수정 2026.07.18 06:04:58
파킨슨병 낙상 위험 예측 AI 모델 개발
낙상 늦게 발견할 수록 사망 위험 커
![[서울=뉴시스] 윤진영 삼성사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AI 모델을 통해 분석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6542_web.jpg?rnd=20260714155124)
[서울=뉴시스] 윤진영 삼성사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AI 모델을 통해 분석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인공지능을 활용해 파킨슨병 환자의 낙상 위험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한 윤진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의 말이다.
'뇌의 당뇨'라고 불리는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치매 다음으로 흔한 질환인데,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4년 기준 14만3441명으로 최근 10년 간 6만명이 늘었다. 파킨슨병은 완치 개념이 없기 때문에 평생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는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이 큰데 보행 장애와 자세 불안정으로 인해 낙상 위험이 크게 증가해 한 번의 낙상도 골절,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환자의 약 60%가 낙상을 경험한다.
윤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다리를 끌면서 걷기 때문에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기 쉽고 똑같은 낙상이 발생해도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며 "낙상을 하면 합병증으로 못 걷게 되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환자가 갖고 있는 파킨슨병 증상과 겹쳐 장애도 크게 남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낙상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자마다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이 다양해 실제로 낙상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객관적으로 구별하는 게 쉽지 않다. 의료진의 숙련도도 크게 좌우한다. 윤 교수가 낙상 예측 AI 모델을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교수는 "환자들은 그냥 넘어졌다고 말하지만 낙상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위험 인자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인지기능이 떨어져 넘어진 것인지, 혈압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걷고 싶은데 발이 땅에서 안 떨어지는 보행동결로 인한 것인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넘어진 후 발견이 늦어지면 근육 손상 등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고 방치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망률이 높아진다"며 "넘어진 뒤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을 미리 파악해 낙상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영 교수 개발 AI, 낙상에 대한 두려움 예측…정확도 88%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과 고려대안산병원 환자 396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분석 모델을 구축했다. 분석 모델 개발에는 전자식 보행분석 장비(GAITRite)로 측정한 보행 속도, 보폭, 걸음 패턴 등 운동 데이터와 인지기능, 우울증, 낙상에 대한 두려움, 자율신경 이상 등 다양한 임상 정보가 활용됐다.
정확도는 내부 검증 88%, 외부검증 89%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서울병원 뿐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 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의 낙상은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하는 복합적인 문제인데, 낙상의 원인을 환자가 잘 인지하지 못해 또다시 낙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율신경 이상 등 여러 임상 정보와 보행 데이터를 AI가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험 환자를 보다 객관적으로 가려냈다"고 말했다.
낙상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많은 위험 인자를 의료진이 일일히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의료진의 숙련도가 경험에 따라 평가를 다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AI는 낙상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수 분 만에 수치로 보여주고, 위험인자가 무엇인지 모두 파악이 가능하다. 의료진은 주된 원인 한 두가지 정도만 파악이 가능하다면, AI는 모든 위험인자를 보여주게 된다.
윤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낙상하는 주된 원인 뿐 아니라 두번째 세번째 원인까지 파악이 가능해 좀 더 예방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의료진마다 숙련도가 다르고, 진료시간도 짧다보니 낙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데 이를 몇 분만에 AI가 객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위험인자 미리 파악해 대처…낙상 위험 줄이는 데 효과
![[서울=뉴시스] 윤진영 삼성사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보행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6543_web.jpg?rnd=20260714155140)
[서울=뉴시스] 윤진영 삼성사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보행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실제 임상에 참여한 한 70대 남성 환자 A씨는 걷다가 방향을 전환하거나 좁은 통로 등에서 발이 바닥에 붙은 듯 순간적으로 멈추는 증상을 겪었다. A씨는 AI를 활용한 검사에서 낙상 고위험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윤 교수는 집안에서 이동할 때 최대한 넓은 길로 걷고, 좁은 통로 등에는 손잡이를 설치해 이를 이용하도록 했다. 환경을 개선한 후 이 환자는 낙상 사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윤 교수는 "보통 파킨슨병 환자들은 좁은 곳을 지나갈 때 순간적으로 발이 멈추는 보행동결 증상을 겪곤 하는데 정작 환자 자신은 내가 왜 넘어졌는지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해 보호자와 함께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을 해주는 것 만으로도 낙상 위험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 솔루션을 웨어러블 센서, 영상 데이터 등을 결합한 정밀 평가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만 차면 집에서도 낙상위험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윤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뿐 아니라 노인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약물이나 수술 없이도 생활 환경 개입만으로 낙상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며 "쉽게 접근 가능한 의료 솔루션으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낙상과 관련이 큰데,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넘어지는 환자를 봐도 안쓰럽고 반대로 낙성 두려움으로 외출 못하고 우울해 하는 걸 봐도 속상하다"며 "나이 들었다고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라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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