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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시계 되돌리자"…불멸에 베팅한 기업들[회춘약 경쟁②]

등록 2026.07.25 14:01:00

세포나이 되돌리는 '리프로그래밍', 인체 시험대 올라

화장품·건기식 넘어 신약으로…K바이오, 역노화 조준

[서울=뉴시스] 일명 '좀비 세포'로 불리는 노화 세포가 암을 억제하기도, 오히려 키우기도 하는 '양면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이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일명 '좀비 세포'로 불리는 노화 세포가 암을 억제하기도, 오히려 키우기도 하는 '양면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이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노화 시계를 되돌리겠다는 시도가 실험실을 넘어 임상 현장에 진입했다. 미국에서는 노화 관련 기전을 표적하는 후보물질이 실제 인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역노화 관련 플랫폼과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속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빅테크 거물들의 자금이 항노화 바이오텍으로 흘러가는 등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노화를 위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샘 올트먼은 항노화 스타트업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의 시드 라운드 1억8000만 달러(한화 약 2600억원)를 단독으로 출자한 데 이어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했다.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세포 역노화와 세포 안 노폐물, 손상된 단백질·미토콘드리아 제거를 촉진해 질병을 치료하는 ‘오토파지’(Autophagy) 연구 등을 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은 'RTR242'로, 신경퇴행성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조 베츠라크루아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매체 스탯(STAT) 주최 콘퍼런스에서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용량제한독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초기 데이터는 오는 8월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가 내건 목표는 건강수명 10년 연장이다. 체내 유전자 치료, 세포 대체 요법 등 여러 접근법을 병행하고 있으며, 오픈AI와 협력해 일반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AI 모델을 훈련시키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2021년 설립된 알토스랩스에 벤처 투자자 유리 밀너 등과 함께 3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을 출자했다. 알토스랩스는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2006년 발견한 4개 전사인자를 활용한 부분 리프로그래밍에 집중하고 있다. 세포의 종류는 그대로 둔 채 나이만 되돌린다는 개념이다.

세포·조직 회춘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퇴행성·만성 노인성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과 세포·유전자 치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알토스랩스는 올해 인체 임상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화세포를 재생하는 임상시험은 미국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가 첫 발을 뗐다.

라이프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후성유전 리프로그래밍 치료제 'ER-100'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3월 첫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이번 임상은 노화된 세포를 '부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해 마치 젊은 세포처럼 기능하게 하는 세 가지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유전자의 활성화를 질병 치료 접근법으로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적응증은 시신경병증이지만, 회사는 간질환으로도 적응증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건기식 넘어 신약으로…K바이오, 역노화 조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역노화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항노화 시장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피부미용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노화한 세포 기능을 되살리거나 노화로 생기는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 개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미국 바이오 기업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의 핵심 기술인 ERA 플랫폼을 인수하고, 노화 질환 치료제 연구에 나섰다.ERA 플랫폼은 노화된 세포에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mRNA(메신저 리보핵산) 형태로 전달, 세포를 부분 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이다.

차바이오텍은 작년 5월 탯줄유래 줄기세포를 주성분으로 하는 조기난소부전 치료제 ‘CordSTEM’(CBT210-POI)의 국내 임상 1상에서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를을 바탕으로 여성의 조기난소부전 및 자궁내막 질환을 타깃으로 생식기관의 노화를 치료하고 기능을 보존하는 자가 세포치료제 'CHAUM-101'과 동종 세포치료제 'CHAMSC-201'를 개발 중이다.

난소 생체시계를 연장해 가임 기간을 늘리고 조기 폐경을 방지하는 차바이오텍의 연구는 노화 방지를 넘어 저출산 문제 극복과 여성의 건강 수명 증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도 '2030 성장 전략 로드맵'을 세우고, 항노화·역노화 분야 연구에 주력키로 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기존의 항노화 관련 임상은 이미 늙어서 독소를 뿜어내는 '좀비 세포'를 찾아내 죽이는 방식이거나,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 등을 이용해 노화 속도를 늦추려는 임상이었다”며 “반면 이제는 세포를 죽이지 않고 기존 세포를 젊게 바꾸는 방식의 새로운 임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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