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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르는데 기름값 상한은 그대로…손실보전 규모는?

등록 2026.08.22 06:00:00

9차 석유제품 최고가격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 동결

원유 수입단가 17.5%↑…기름값 상승 압력에도 민생 고려

정유사 손실보전 연말께 윤곽…장기화에 출구전략도 고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기름 판매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8.1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기름 판매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8.1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도 9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며 원유 도입 비용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와 민생 부담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두 차례 연속 묶어둔 것이다.

최고가격제가 소비자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정유사 손실은 정부가 사후 보전하는 구조다.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하면서 연말께 윤곽을 드러낼 손실보전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9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기존 8차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최고가격은 리터(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지난 7차 최고가격 결정에서 휘발유·경유·등유 가격을 ℓ당 150원씩 인하한 이후 두 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최고가격은 묶였지만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체결됐던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의 60일 시한이 만료된 이후에도 양국 대치가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재차 커진 영향이다.

이달 초 종전 기대감에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내렸던 국제유가는 중동전쟁의 교착 상황이 이어지며 지난 20일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93.8달러, 두바이유가 95.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7.8달러까지 뛰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함께 상승해 같은 날 기준 휘발유는 배럴당 114달러, 경유는 16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들여온 원유 가격 역시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의 '2026년 상반기 국내 석유수급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유 수입단가는 배럴당 88.5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40달러보다 17.5% 상승했다.

이에 원유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음에도 수입액은 382억6000만 달러에서 413억7000만 달러로 8.1% 증가했다.

원유 도입 비용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최고가격을 유지한 데는 물가와 민생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음에도 현재 국제유가와 국제제품가격 수준이 지난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와 유사한 데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민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유소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은 8월 들어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62원, 경유는 1845원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국내 기름값 상승 폭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앞서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휘발유는 ℓ당 약 100원, 경유는 약 300원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부는 9차 결정 시점에서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가격 억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비자가격 상승을 억제한 데 따른 재정부담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정유사의 도매가에 상한을 두되, 이후 정유사가 제출한 원가 자료 등을 토대로 실제 원가와 최고가격 간 차이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구조다.

현재 정유 4사는 손실보전을 위한 원가 자료를 준비·제출 중이다. 산업부는 이달 말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뒤 원가 검토 등을 거쳐 연말께 손실보전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사진=뉴시스DB) 2026.07.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사진=뉴시스DB) 2026.07.06. [email protected]


향후 손실보전 규모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해 실제 원가와 최고가격 간 격차가 확대될 경우 정부가 부담해야 할 손실보전액 역시 늘어날 수 있다.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수록 정부로서는 물가 안정과 재정 부담 사이에서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 재정 부담이 아직 감당 가능한 범위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이 6개월보다 길어질 경우 다른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산업부는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 등을 살피며 최고가격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향후 중동 정세와 석유수급, 물가·민생 부담,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민하고 유연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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