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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준원이 받아들인 것

등록 2026.09.20 06:00:00

MBC '유부녀 킬러'로 첫 지상파 주연 맡아

"비현실적으로 다정한 권태성, 연기로 설득하려 해"

"늦은 나이에 주연, 연기 외에도 많은 것 배워"

[서울=뉴시스] 배우 정준원. (사진=컴퍼니온 제공) 2026.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정준원. (사진=컴퍼니온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배우 정준원(38)은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데뷔 12년 만에 꿰찬 첫 지상파 주연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논란이 뒤따랐다. 하지만 정준원은 의연하게 나아갔다. 우려는 연기로 잠재우고, 실수는 깨끗하게 인정하며 사과했다. 성장의 시간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준원은 "긴 호흡의 드라마 주연을 처음 하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제일 컸었다"며 "대중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배우인 만큼 주연으로서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부담이 컸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연기 이외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유부녀 킬러'는 악질 범죄자를 차단하는 킬러 킹피셔로 활동하던 워킹맘 유보나(공효진)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현업에 복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극 중 정준원은 유보나의 남편이자 킹피셔를 쫓는 기자 권태성 역을 맡았다. 은퇴한 줄로만 알았던 킹피셔가 다시 나타나면서 기자의 사명감과 가장의 책임감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작품은 최고 시청률 10.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12일 종영했다. 따뜻한 가족애와 통쾌한 액션을 버무린 전개로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지만, 정준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드라마 홍보차 출연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내성적인 성격이 무성의한 태도로 비춰져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정준원은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예능 경험이 없다 보니 긴장이 많이 됐다"고 돌아봤다.

"유재석 선배님을 비롯해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있다 보니 긴장도가 갑자기 올라갔어요. 그 상태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까지 드니까 머릿속이 하얘져 고장이 났었던 것 같아요. 그날 일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요. 제작진분들이나 MC 선배들이 재미있게 만들어주려고 하셨는데 시청자분들이 불편하게 봐주신 부분이 많아서 제 입장에선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웠어요. 제가 피해를 너무 끼친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

[서울=뉴시스] 배우 정준원. (사진=컴퍼니온 제공) 2026.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정준원. (사진=컴퍼니온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캐릭터 싱크로율을 두고 원작 팬들의 아쉬움이 나왔다. 특히 외모에 대한 반응이 적지 않았다. 정준원 역시 이를 모르지 않았다. "감내해야 하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그런 논란이 있었다는 걸 접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준원은 원작의 권태성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비현실적으로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의 모습을 어떻게 소화해 낼 수 있을까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원작을 보면 저도 모르게 따라가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처음엔 일부러 보지 않았어요. 나중에 원작을 접해보니 원작 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설정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태성이가 가진 진심이 후반부에 다다를 때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권태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기까지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의 도움도 컸다. 정준원은 윤종호 감독에게 자주 의견을 물으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갈피가 잡혔고, 권태성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감독님이 태성이에 가까운 분이세요. 딸을 너무 사랑하시고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알려주셨죠. 제가 생각해놨던 기준점이 있는데 그 이상의 것들을 감독님이 설득시켜주셨고, 저 역시 그 부분을 저한테 가져오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부부로 호흡을 맞춘 공효진에겐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덕분에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선배님의 연기에는 그 순간을 진짜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엄청난 힘이 있어요. 상대 배우가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동료로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편하게 다가가기는 쉽지 않았다. "워낙 대선배님이다 보니 조심스러웠어요. 그래도 잘 끌어주셨고 대화할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셨어요. 제가 먼저 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그러지 못해 죄송스러웠습니다."

[서울=뉴시스] 배우 정준원. (사진=컴퍼니온 제공) 2026.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 정준원. (사진=컴퍼니온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15년 영화 '조류인간'으로 데뷔한 정준원은 오랜 무명 시기를 거친 뒤 지난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구도원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팬미팅을 열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장르나 역할의 크기는 중요치 않다고 했다. "꿈만 같죠.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바랐던 이들이 하나씩 현실로 이뤄지고 있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해봤는데 운이 좋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부녀 킬러'는 정준원에게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다시 느끼게 했다. 이제 남은 건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일이다. "늦은 나이에 주연을 맡으면서 짧은 시간에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과부하가 오기도 했어요. 연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현장 안에서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겠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연기자로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인터뷰 말미에 정준원에게 배우로서 경쟁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일상성과 편안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모든 배우들이 똑같겠지만 궁금한 배우, 쓰임새가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제일 큰 목표입니다. 저는 연기자니까 연기로 보답하고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으니 계속 힘내서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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