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에너지 R&D거점으로…에기평 제주 이전 추진
등록 2026.10.07 08:00:00
제주,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거래·소비까지 실증 진행
R&D 기획부터 전국 확산까지 전주기 체계 구축 모색
위성곤 제주지사 "제주의 경험, 에너지전환의 표준으로"
![[세종=뉴시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경. (사진=에기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24/NISI20260624_0002168894_web.jpg?rnd=20260624132125)
[세종=뉴시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경. (사진=에기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6일 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지사는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에기평을 찾아 이승재 원장에게 본원의 제주 이전 내용을 담은 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도가 핵심 유치 대상 기관을 상대로 직접 이전을 공식 제안한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출력제어, 전력계통 안정성,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전기차 양방향 충·방전(V2G) 등 새로운 에너지 과제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제주에 에기평을 이전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시되면서 제주가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다.
핵심은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이 아니다. 국가 에너지 R&D를 기획·평가하는 기관이 실제 에너지 전환 현장에 자리 잡음으로써 'R&D 기획→실증→평가→정책 환류→전국 확산'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제주연구원이 2023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에기평이 제주로 이전할 경우 생산유발효과는 364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59억원, 취업유발효과는 273명, 지방세 증가 추정액은 11억41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제주에서 먼저 나타나는 에너지 전환의 미래
이는 제주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단순한 지역 현안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전국적인 에너지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문제를 미리 보여주는 '선행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기반으로 ESS·VPP·V2G·그린수소 등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거래·소비에 이르는 다양한 기술과 제도를 실제 시스템에서 검증하면서 관련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이런 현장성을 국가 R&D 정책에 직접 연결하자는 것이 에기평 제주 이전의 핵심 논리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출력제어, 계통 안정성, 에너지저장 등 기술적·제도적 문제를 국가 R&D 수요로 발굴하고, 개발된 기술을 다시 제주에서 실증해 성과를 평가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현장 문제 발굴→R&D 기획→기술개발→실증→성과평가→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뉴시스] 위성곤(오른쪽) 제주지사가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을 찾아 이승재 에기평 원장에게 제주 이전 유치 제안서를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02256278_web.jpg?rnd=20261006112349)
[제주=뉴시스] 위성곤(오른쪽) 제주지사가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을 찾아 이승재 에기평 원장에게 제주 이전 유치 제안서를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 실증을 국가 에너지 전환 모델로
이러한 사업의 의미는 특정 기술을 제주에서 시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개선점을 확인하고, 검증된 기술과 제도, 사업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기평이 제주에 자리 잡을 경우 이 같은 실증사업과 국가 R&D 정책 사이의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제주에서 선제적으로 기술과 제도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국가 R&D 기획과 정책 개선에 반영한 뒤 전국으로 확산하는 구조다.
결국 제주를 단순한 에너지 실증지역에서 국가 에너지 전환의 정책·기술 테스트베드이자 R&D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제주에서 시행착오를 먼저 겪고 개선된 모델을 전국에 적용한다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전환 비용과 위험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기관 이전의 관건은 '사람'…주거·교육·보육 지원 필요
이를 위해 주거·교육·보육·의료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주거 분야에서는 연·월세와 전세 대출이자, 주택마련 지원, 임대차보증금 등 기존 제주도의 주거지원 정책과 연계해 초기 이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중·대형 평형을 포함한 672세대 주택 공급계획과 서귀포 동지역의 기존 주거지를 연계하면 가족 단위 이전을 위한 주거 선택권도 확대할 수 있다.
자녀교육과 보육 역시 핵심이다. 제주형 자율학교, 국제학교,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등 다양한 교육 선택지를 활용하고 교육문화 지원제도와 연계하는 한편 어린이집과 육아종합지원센터 등 기존 보육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주=뉴시스] 서귀포시 소재 제주혁신도시 전경. (사진=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8/02/NISI20230802_0001330898_web.jpg?rnd=20230802104542)
[제주=뉴시스] 서귀포시 소재 제주혁신도시 전경. (사진=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에서 일하고 전국과 연결…스마트워크로 수도권 협업
서귀포 혁신도시의 공공형 워케이션 오피스와 화상회의, 원격협업 시스템 등을 활용하면 수도권 및 전국의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업무 협력이 가능하다.
오히려 에너지 R&D 업무의 특성에 맞춰 현장 실증이 필요한 업무는 제주에서 수행하고, 정책회의와 외부 협업은 원격으로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제주라는 현장성을 확보하면서도 국가 정책기관으로서의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에기평의 제주 이전은 단순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넘어 국가 에너지 R&D 체계와 실제 에너지 전환 현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국가 R&D 과제로 만들고, 국가가 개발한 기술을 제주에서 실증한 뒤 그 결과를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제주의 섬이라는 조건은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제주는 태양광과 풍력, 수소, 전기차 전력 활용, 히트펌프 등 다양한 에너지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시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에기평과 함께 이러한 경험을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표준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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