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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사진관 일 뺏는다는데"…동네 사진관 직접 가보니 [출동!인턴]

등록 2026.10.07 07:00:00수정 2026.10.07 07:11:17

사진 복원·보정까지 AI로…달라진 동네 사진관

사진사들 "수요 줄어"…한편에선 "새로운 기회"

AI 시대, 동네 사진관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서울=뉴시스]진민아 인턴기자 = 한 가족이 보관해온 오래된 결혼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모습. 왼쪽은 복원 전, 오른쪽은 복원 후 모습이다.2026.10.06.

[서울=뉴시스]진민아 인턴기자 = 한 가족이 보관해온 오래된 결혼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모습. 왼쪽은 복원 전, 오른쪽은 복원 후 모습이다.2026.10.06.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하은 인턴기자, 진민아 인턴기자 = 누렇게 빛바랜 결혼사진도 인공지능(AI)에 올리고 몇 줄의 문구만 입력하면 손쉽게 복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고 색을 입히는 것은 물론, 사진 속 인물이 움직이는 영상까지 만들 수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AI를 활용해 오래된 사진을 복원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레드 등에 ‘사진 복원’을 검색하면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진이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 "빛바랜 부모님 결혼사진을 살릴 수 있느냐"며 복원을 요청하는 글이 줄지어 나온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AI로 사진에 색을 입히고 흠집을 지워 답글로 복원본을 올린다. 사진 속 인물이 눈을 깜빡이거나 미소 짓는 영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별도의 사진 편집 프로그램이나 전문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 사진 한 장과 몇 줄의 문구면 충분하다. 한때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했던 사진 복원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니다.

최근 SNS에서는 한 사진관이 폐업을 알리며 AI 확산으로 주 업무였던 복원사진 작업량이 크게 줄었다고 적힌 안내문이 공유됐다.
[서울=뉴시스] 한 사진관이 AI 확산으로 복원사진 작업량이 줄어 폐업한다고 알린 안내문과 누리꾼들의 반응. (사진출처: SNS 캡처)

[서울=뉴시스] 한 사진관이 AI 확산으로 복원사진 작업량이 줄어 폐업한다고 알린 안내문과 누리꾼들의 반응. (사진출처: SNS 캡처)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나도 최근 사진관에 가는 대신 셀카를 AI로 보정해 썼다", "예전 같으면 사진관에 갔을 일을 이제는 집에서 해결한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사진관이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 같다", "남 일 같지 않아 씁쓸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AI가 정말 동네 사진관의 일을 빼앗고 있는 걸까. 지난 1일 서울 충무로 일대의 사진관들을 직접 찾아가봤다.

"손님도 AI 써요"…사진관에서 들은 현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사진관 문을 열자 켜켜이 쌓인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연식을 가늠하기 어려운 필름 카메라들이 줄지어 놓였고, 곳곳에는 손때 묻은 가족사진과 인물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오래된 풍경과 달리 작업 방식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진사 대부분이 사진 복원이나 보정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1일 서울 충무로의 ‘일지사진관’에서 김종명씨가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2026.10.01.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1일 서울 충무로의 ‘일지사진관’에서 김종명씨가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2026.10.01.


50년 넘게 사진 일을 해온 김종명(76)씨도 약 2년 전부터 AI를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AI를 쓰면 확실히 일하기가 편하다"며 "예전에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지금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문제는 편리해진 기술을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김씨는 "사진을 디지털로 보관하게 되면서 애초에 옛 사진 복원의 수요가 줄었는데, 그마저도 이제는 사람들이 AI로 직접 만드니 더 이상 사진관을 찾을 일이 없다"고 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 보급 이후 사진관의 입지가 좁아지던 상황에서, AI까지 합세하며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이다.

같은 거리에 위치한 사진관에서 사진 복원을 해온 양모(65)씨도 이런 어려움에 공감하며,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가 사진관의 생존을 가를 것이라고 봤다.

양씨는 "모든 사진사가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진관은 점점 버티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못 하던 일도 해요"…AI가 기회라는 사진관

반면 AI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진관도 있었다.

27년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철수(60대)씨의 작업실은 건물의 오래된 외관과 사뭇 달랐다. 책상 위에는 고사양 컴퓨터와 여러 대의 대형 모니터가 놓여 있었고, 화면에는 포토샵과 AI 프로그램이 동시에 떠 있었다.
[서울=뉴시스]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1일 서울 충무로의 ‘미래클 사진관’에서 이철수씨가 작은 원본 사진을 복원·확대해 만든 영정사진과 비교하며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26.10.01.

[서울=뉴시스]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1일 서울 충무로의 ‘미래클 사진관’에서 이철수씨가 작은 원본 사진을 복원·확대해 만든 영정사진과 비교하며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26.10.01.



이씨는 모니터에 작은 옛 사진 한 장을 띄웠다. 사진을 확대하니 화질이 깨져 얼굴이 흐릿해졌다.

그는 "예전에는 이런 사진으로 큰 영정사진을 만드는 게 사실상 어려웠어요. 지금은 AI 때문에 가능해진 거죠"라고 말했다.

AI를 활용하면서 해상도가 낮거나 훼손이 심해 과거에는 받기 어려웠던 의뢰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고난도 복원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그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왔을 때도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었다"며 "AI도 잘 활용하면 사진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오히려 더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로 복원해도…"사람과 사람의 교감은 대신할 수 없어"

온라인에서 AI 사진 복원을 활발히 이어가는 김병선씨도 AI가 사진사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다고 봤다.

스레드에서 무료 사진 복원으로 이름을 알린 김씨는 이용자가 오래된 가족사진과 사연을 올리면 AI로 복원한 사진이나 영상을 답글로 돌려주고 있다.
[서울=뉴시스]사진 복원 작가 김병선씨가 스레드 이용자들의 오래된 사진과 사연을 받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결과물을 공유하고 있다.(사진출처: 스레드)2026.10.06.

[서울=뉴시스]사진 복원 작가 김병선씨가 스레드 이용자들의 오래된 사진과 사연을 받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결과물을 공유하고 있다.(사진출처: 스레드)2026.10.06.


김씨는 사진관도 AI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복원 과정에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사진마다 저마다의 간절한 그리움이 담겨 있어 그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작업해왔다"며 "아무리 AI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까지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에 얽힌 추억과 감정을 함께 나누고, 그런 대화와 공감 속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복원은 어떤 정교한 AI 프롬프트로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가 사진을 더 빠르고 선명하게 복원할 수는 있어도, 사람에 담긴 기억과 감정을 이해하고 되살리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사진관은 무엇으로 살아남을까…“조명·표정·순간"

양종훈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는 사진관이 보정이나 복원처럼 기술적인 영역만을 내세우기보다, 직접 사람을 마주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차별점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사진관만의 조명을 만들고 인물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끌어내는 식으로 승부해야 한다며"며 "실제 사람의 모습과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은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사진사가 AI 기술을 완전히 외면해선 안된다"며 "AI를 적극적으로 익히고 활용하되 사진사의 역량과 전문성이 드러나도록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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