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목 짊어진 진폐재해자들…"우리 고통은 진행형"
등록 2026.10.07 16:48:46
사북 석탄문화제서 진폐재해자 '광부의 절규' 재현
"탄광은 사라져도 진폐는 남는다"…진단수당 현실화 촉구

7일 제30회 사북 석탄문화제가 정선군 사북읍 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열린가운데 광산진폐권익연대 구세진 회장과 성희직 상담소장 등이 진폐정밀검진수당 현실화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탄광은 사라져도 광부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7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에서 개막한 제30회 사북 석탄문화제 행사장. 머리에 안전모를 쓰고 작업복을 입은 노광부들이 굵은 갱목을 등에 짊어졌다.
허리를 짓누르는 나무 무게에 몸은 앞으로 기울었고, 주변의 동료들은 주먹을 치켜들었다. 과거 수백m 지하 막장에서 청춘을 바쳤던 광부들의 노동을 재현한 '갱목시위'였다.
축제장을 찾은 광산진폐권익연대 등 진폐재해자들은 이날 흥겨운 축제 분위기 속에서 광부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진폐환자들의 현실을 알리는 데 나섰다.
행사장에는 "더는 못 참겠다. 16년째 동결한 진폐 정밀검진 진단수당 현실화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광부들은 주먹을 들어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과거 탄광에서 갱도를 지탱하기 위해 사용했던 갱목을 직접 등에 지며 당시의 고된 노동을 재현했다.
현장에는 진폐환자의 폐 사진과 탄광시도 전시됐다. 광부 시인 성희직 소장의 시를 통해 막장의 삶과 폐광 이후에도 이어지는 진폐재해자의 아픔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했다.
광산진폐권익연대는 문화제 기간 '광부 선술집'을 운영하고 진폐·산재보상 상담도 진행한다. 8일에는 갱목시위에 이어 진폐 정밀검진 진단수당 현실화 등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구호 제창도 예정돼 있다.
진폐재해자들은 특히 내년 6월 경동탄광 폐광으로 국내 석탄광업 역사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되더라도 진폐 문제만큼은 끝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제30회 사북 석탄문화제가 7일 정선군 사북읍 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개최된 가운데 광산진폐권익연대 구세진 회장과 성희직 상담소장 등이 채탄 광부들의 치열했던 노동을 재현하는 ‘갱목시위’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생존 진폐재해자가 3만여 명에 달하는 만큼 폐광 이후에도 이들에 대한 의료·복지와 보상 대책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세진 광산진폐권익연대 회장은 "광부들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위해 지하 막장에서 목숨을 걸고 석탄을 캤지만 그 대가로 진폐라는 평생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석탄문화제가 광부의 역사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진폐재해자들의 고통까지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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