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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韓 대북의료지원 구상에 "정치적 도발…관계 되돌리려면 존중·배려 보여야"(종합)

등록 2026.10.08 15:35:59

8일 담화…"韓, '선의' 주제로 또 다른 광대극 연출"

"韓, '지뢰 사고냐 도발이냐' 개싸움질…천성적 바보들"

전문가 "대내외 자랑해 온 '자력갱생' 프레임 박살에 반발"

[하노이=AP/뉴시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하노이의 호치민 묘역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한 김여정 당시 노동장 부부장의 모습. 2026.10.08.

[하노이=AP/뉴시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하노이의 호치민 묘역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한 김여정 당시 노동장 부부장의 모습. 2026.10.0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8일 한국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구상을 "정치적 도발"로 규정했다. 또 남북 관계를 복원하려면 "최대한의 존중"을 보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이날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통일부가 북한 평양 강동군병원에 약 93억원 상당의 의료장비를 발송하는 계획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승인 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김 부장은 "조선반도 정세를 중태에 빠뜨리는 자작 광대극으로 세상을 소란케 한 불량배들이 이번에는 갑자기 '선의'를 주제로 한 또 다른 광대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취약계층의 필수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사실 등을 거론하며 "이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침해 행위"라고 했다.

'정상국가'를 표방하는 북한을 외부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하는 시각 자체를 '주권침해'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서 "'사고냐 도발이냐' 하는 개싸움질"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관리 정동영이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하였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북한으) '지뢰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이라고 판단한 지역에 남측에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김 부장은 "어설프게 조작한 자작극이 예상의 흥행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한국 것들이 급기야 들고나온 것이 바로 '의료장비 지원계획'이라는 광대극의 제2부"라며 "이런 자작극을 벌리는 데는 저들의 '선의적인 태도'와 이를 거부하는 우리의 '상반되는 태도'를 비교시켜 그 무엇이라도 얻어보려는 음흉한 정치적 타산이 깔려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 당국이 하는 짓을 보면 모든 것이 다 일방적인 판단, 일방적인 결정, 일방적인 발표"라며 "정치적 미숙성이거나 혹은 진짜 개조 불능한 천성적인 바보들"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실지로 조한(북남) 사이의 관계를 되돌려세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하나하나의 언동에 상대의 감정을 의식하고 최대한의 존중과 배려, 진심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과는 그 무엇을 주고받거나 엮이울 일이 일체 없으며 마주볼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가장 적대적인 한국의 정체성과 조한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했다.

통일부는 남북 교류·협력 용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11월까지 평양 강동군병원에 의료장비 166종을 보내겠다며 제재위에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며, 지난 5월 면제 승인을 통보받았다.

남북당국 간 접촉이 끊긴 상황에서 관련 협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1월 반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제재위에 반출 일정을 내야 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11월을 입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강동군병원은 북한 지방의료시설 현대화의 시범모델 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농격차 해소 대책이자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보건의료 분야로 확대한 데 따라 건설됐다.

북한은 강동군병원을 보건의료 현대화의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첨단 의료장비, 의약품 등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비공개나 조용한 타진이 아닌, 유엔 안보리 제재 면제 신청 및 언론 공개라는 '공개적 방식'으로 추진한 점이 김여정의 극렬한 반발을 끌어낸 핵심 요인"이라며 "김정은 체제가 대내외에 자랑해 온 '자력갱생'과 '정상 국가' 프레임을 정면으로 박살 내는 행위로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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