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유럽 판매' 제동걸린 키트루다SC…반전 있을까

등록 2026.10.13 05:02:00

네덜란드 법원, 할로자임 특허 근거로 유럽 8개국 판매 금지

하나증권 "독일·대상국 중 1곳만 무효 판단해도 판세 바뀐다"

[서울=뉴시스]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조감도 (사진=알테오젠 제공) 2025.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조감도 (사진=알테오젠 제공) 2025.11.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세계 매출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이 유럽 주요국에서 잇따라 판매길이 막히면서 알테오젠의 특허 리스크가 다시 불거졌다. 다만 분쟁 결과가 충분히 뒤집힐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현지시간 7일 알테오젠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유럽 특허(EP 2,797,622·EP622)를 근거로 MSD의 키트루다SC 제조·판매·수입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대상국은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네덜란드 등 8개국이다.

법원은 키트루다SC가 할로자임의 피하주사 전환 기술(MDASE)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MSD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MSD의 유럽 판매허가 보유 법인인 MSD BV가 네덜란드 법인인 만큼 한 나라 법원의 판결이 여러 국가에 효력을 미치는 '교차국경 금지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MSD BV가 계열사에 유럽 판매허가를 쓰도록 해 침해를 돕는 행위도 금지됐다.

분쟁 중심에는 키트루다SC에 사용된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ALT-B4’(성분명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가 있다. ALT-B4는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의 핵심 물질이다. 할로자임은 이 효소가 자사 MDASE 특허 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트루다SC는 현재 독일에서도 막혀 있다.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같은 특허를 근거로 판매 금지 가처분을 내렸고, MSD가 항소해 다음 달 항소심 심리가 열린다.

미국 바이오제약전문매체 바이오스페이스는 네덜란드와 독일 판결로 MSD가 유럽 4대 시장 가운데 3곳에서 막히게 됐다고 봤다. 외신들은 당장의 매출 타격보다 MSD의 중장기 전략 차질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MSD가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2분기 키트루다 전체 매출은 83억6600만 달러(한화 약 11조1900억원)였다. 이중 정맥주사(IV) 제형이 79억 달러(약 10조5000억원)를 차지했고, SC 제형은 4억6300만 달러(약 6200억원)로 파악됐다.

SC제형은 아직 비중이 크지 않지만 2028년 키트루다 핵심 특허가 만료된 뒤 바이오시밀러 공세를 막을 카드로 꼽혀온 만큼 유럽 주요국의 SC 전환 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판결이 양사의 협상 구도를 흔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이번 결정으로 할로자임의 입지가 강화돼 향후 라이선스나 경제적 합의로 가는 길이 넓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할로자임 쟁점 특허인 EP622는 2032년 12월 만료된다.

MSD는 할로자임 특허가 전 세계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으로,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지난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네덜란드 법원의 결정이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며 알테오젠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5만원을 유지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허 명세서 데이터와 유럽 법원의 심리 기간이 짧았다는 점을 짚었다.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이 특허 무효 여부를 판단하는 데 걸린 기간은 2~3개월에 그쳤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심리 개시 결정에만 6개월가량이 걸렸고, 이후 1년간 심리를 거쳐 올해 5월 할로자임 특허에 대한 무효 심결을 내렸다.

또 할로자임이 올해 5월 영국에서 EP622 특허 취소에 동의하고, 이번 금지 대상국 가운데 덴마크,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에서는 별도의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인 것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네덜란드 법원 명령문에도 해당 국가 법원이 특허를 무효로 선언하면 그 나라에서 금지 효력이 사라진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김 연구원은 "독일이나 교차국경 대상국 중 1곳이라도 EP622의 무효를 선언하는 경우 판세는 빠르게 바뀔 것"이라며 "그 결과는 2027년 내에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트루다SC 판매 로열티를 받는 알테오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 달 독일 항소심과 각국 무효 소송 결과에 따라 키트루다SC의 유럽 판매 재개 시점과 로열티·마일스톤 유입 일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알테오젠은 “알테오젠의 ALT-B4 사업은 하나의 제품이나 특정 국가의 판매에만 의존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이번 특허 소송과 관련한 각국의 법적 절차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회사와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