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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약 먹기 싫어서" 70대 모친 때려 숨지게 한 40대女

등록 2026.10.23 15:37:49

항소심, 원심 무죄 판단한 '존속폭행치사' 유죄 인정

다만 심신미약 주장 받아들여 징역 3년 형량 유지

"정신과 약 먹기 싫어서" 70대 모친 때려 숨지게 한 40대女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정신과 처방약 복용 문제로 70대 모친과 말다툼하던 중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동일한 형량을 선고받았다.

원심은 폭행치상죄만 유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의 폭행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고 폭행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했다. 다만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은 유지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2부(부장판사 이정민)는 23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41·여)씨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했으나, 형량은 1심과 동일하게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원심은 "A씨의 폭행이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거나 당시 A씨가 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존속폭행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이에 포함된 존속폭행치상죄만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선고 후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도 양형부당과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자신보다 왜소하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의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얼굴과 가슴, 배 부위를 때리고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얼굴과 상체를 가격해 갈비뼈에 금이 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는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외부 충격 없이 그대로 사망에 이른바 피해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 하더라고 A씨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임을 목격하고도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빠져나온 점에 비춰보면 A씨는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한 검사의 주장도 이유 있다"고 했다.

다만 "A씨는 2020년 12월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아 한달 동안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았다"며 "A씨 아버지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평소 정신과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폭력성이 강해진다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A씨가 정신질환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모인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반인륜적 범죄로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A씨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점, 정신질환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21일 오후 7시25분부터 이튿날 오전 7시28분 사이 경기 부천시 오정구 장동 주거지에서 어머니 B(70)씨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갈비뼈 골절 등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0년 11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으며 2023년 6월부터 정신과 처방약을 복용하면 구토,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이유로 복용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당일에도 정신과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는 문제로 B씨와 말다툼하다가 범행했다.

폭행 직후에는 방바닥에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은 B씨를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고, 결국 B씨는 2월22일 오전 7시28분부터 같은 날 9시3분 사이 주거지에서 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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