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세상 나온 모네 '붓꽃' 5000만 유로…아시아 컬렉터 품으로
등록 2026.10.23 18:05:46
소더비 파리 경매서 프랑스 미술품 최고가 기록
석유 재벌 슐럼버거 가문 소장품…약 70년 만에 공개
6명 입찰 경쟁 끝 743억원에 팔려

클로드 모네의 '붓꽃(Iris·1924~1925)'. 약 70년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됐던 이 작품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더비 경매에서 5000만 유로에 낙찰돼 프랑스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진=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70년 가까이 한 억만장자 가문의 저택에 감춰져 있던 클로드 모네(1840~1926)의 그림이 경매에 나와 프랑스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더비 경매에서 모네의 '붓꽃(Iris)'이 수수료를 포함해 약 5000만 유로(약 743억원)에 팔렸다.
당초 추정가 2200만~3000만 유로를 크게 웃돈 가격이다. 6명의 입찰자가 약 45분간 경합한 끝에 아시아 지역 컬렉터가 작품을 낙찰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낙찰가는 프랑스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가는 2010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작품이 기록한 4320만 유로였다.
1924~1925년 제작된 '붓꽃'은 가로 180㎝, 세로 약 160㎝의 대형 유화다. 모네가 말년에 프랑스 지베르니 정원에서 탐구한 자연과 빛의 변화를 담았다.
이 작품은 1958년 미술상 카티아 그라노프를 거쳐 미국 억만장자 가문인 슐럼버거 컬렉션에 들어갔다. 이후 파리 저택에 보관되면서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미술 전문가들조차 오랫동안 흑백사진을 통해서만 작품을 알고 있었다. 모네 사망 100주기를 맞은 올해 경매를 앞두고 열린 전시에서 약 70년 만에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작품은 전통적인 풍경화의 구도를 벗어난 것이 특징이다. 수평선과 원근법을 지우고 붓꽃과 연못, 하늘의 경계를 흐릿하게 표현했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의 전 학술책임자 마리안 마티외는 프랑스 문화전문매체 텔레라마에 이 작품이 단순한 꽃 그림을 넘어 모네 회화의 전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경매는 프랑스에서 거래된 미술품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모네의 말년 작품이 오랜 비공개 기간을 끝내고 시장에 등장하자 치열한 입찰 경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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