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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헝다그룹 사태, 영향 제한적…중국경제 성장은 둔화"

등록 2021.10.1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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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악화·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

[선전(중국 광둥성)=AP/뉴시스]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일 폭락을 계속해온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주식이 23일 홍콩 증시에서 12% 급등했다. 2021.9.23

[선전(중국 광둥성)=AP/뉴시스]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일 폭락을 계속해온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주식이 23일 홍콩 증시에서 12% 급등했다. 2021.9.23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5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와 단기적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헝다그룹은  9월 지급 예정이었던 달러채 이자 1조3100만 달러와 위안화채 이자 2억3200만 위안을 미지급한 데 이어, 10월 중에도 달러채 이자(1억4813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4일 홍콩증시에서 주식 거래가 정지 된 상태다.

한은은 이와 관련 "헝다그룹 사태는 그간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해온 중국의 성장모델의 취약성, 성장 과정에서 누증된 부동산 개발기업의 과잉부채, 정부의 규제 강화가 동시에 맞물려 초래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헝다그룹은 그간 경기부양을 위해 건설·인프라투자를 크게 확대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관련 부문 비중이 꾸준히 상승했다. 헝다그룹을 포함한 부동산 개발기업의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분양시장 둔화로 이들 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지난해부터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신규차입 규제를 강화하는 등 이들 기업의 디레버리징을 유도해 왔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건설투자 부진, 소비 회복 지연을 통해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중국 경제 내 부동산 관련 부문 비중이 높아 주택경기 둔화, 건설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가계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59.1%)이 높아 주택시장 둔화는 가계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재정 악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방정부 재정의 주요 재원인 토지사용권 판매수입이 줄어들 경우 재정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 지방정부는 재정수입의 약 46%를 토지사용권 판매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금융기관의 제한적 익스포져, 당국의 시장통제력을 감안하면 금융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한은은 "이번 사태는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라며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의 충격이 부동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동성 지원을 늘리는 한편 기존의 건설프로젝트도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P, 무디스 등에 따르면 화룽자산관리공사 등의 사례와 유사하게 지방정부, 국유기업 등이 구조조정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정부의 충분한 단기 부양여력,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양호한 수출 여건도 중국 성장에 대한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향후 헝다그룹 사태와 같은 중국경제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세계 및 우리 경제에 실물 충격을 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불안까지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중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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