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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쿠바이민 급증, 3월중 멕시코국경 통과 32400명

등록 2022.04.22 06:49:25수정 2022.04.22 07: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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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바 외교부 이민문제로 21일 회의

코로나19로 실시한 '신속추방법' 완화로 급증

쿠바의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적 급변도 원인

[아바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학교 재개교 첫날,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국기가 비에 젖지 않게 하기하고 있다. 쿠바 정부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코로나19 봉쇄 완전 해제를 앞두고 아이들을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밝혔다. 2021.11.09.

[아바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학교 재개교 첫날,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국기가 비에 젖지 않게 하기하고 있다. 쿠바 정부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코로나19 봉쇄 완전 해제를 앞두고 아이들을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밝혔다. 2021.11.09.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부터 들어오는 쿠바 이민들의 단속 건수가 크게 늘어나 3월 한달 중 3만2400명에 달했다고 미  세관국경보호국이 18일까지의 집계 결과를 밝혔다.  이는 2월 달에 비해 거의 2배,  지난 해 10월에 단속한 숫자 보다는 5배에 달한다.

이에 관해 미국과 쿠바의 고위관리들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만나 4년만에 처음으로 양국 외교부 차원에서 이민 문제를 논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두 나라의 이민관련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과 안전하고 질서있는 합법적 이민에 장애가 되는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쿠바 이민의 미국행이 이렇게 증가하는 현상은 지난 해 11월 부터 니카라과 정부가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쿠바인들의 입국사증(비자)를 면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니카라과는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서 무비자 제도를 시행했다.

쿠바 이민들은 니카라과까지 항공편으로 이동한 뒤 멀고 긴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을 통해 육로로 미국행에 나서고 있다.  주로 애리조나주 유마와 텍사스주의 델 리오를 통해 입국하는데,  대개는 국경수비대에 자수해서 단속을 받는 방법을 택한다.

바이든정부는 주로 다른 나라 정부에게 이민들의 미국행을 견제해주도록 의존해왔고 최근에도 앤터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를 위해 파나마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에 대항하는 니카라과의 정책은 그런 노력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이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경에서 단속한 쿠바인들의 수는 7만9800건으로 지난 해의 2배,  2020년 1년 동안보다 5배에 달한다.  3월중에 국경에서 단속된 모든 나라 국적의 이민자 수는 20만9000건으로, 월별 단속 건수로는 22년만에 최고에 달했다.
 
 최근 미 국경을 넘은 쿠바의 불법이민자들은  그 동안 미국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입국이나 이민심사를 거부하고 즉시 추방했던 수 천명의 다른 나라 국적자들에 비해서 거의 추방 위험 없이 들어오고 있다.

[아바나=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한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발 여객기에서 탑승객들이 나오고 있다. 쿠바는 이날 여행 금지 등 지난 20개월간의 엄격한 봉쇄를 해제했다. 2021.11.16.

[아바나=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한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발 여객기에서 탑승객들이 나오고 있다. 쿠바는 이날 여행 금지 등 지난 20개월간의 엄격한 봉쇄를 해제했다. 2021.11.16.

추방의 근거가 되었던 보건법상의 타이틀 42 조항은 이제  코로나19 사태의 완화로 거의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3월에 이 법에 근거해 추방된 쿠바인들의 수는 약 500명으로 종전의 2%에 불과하다.  바이든 정부는 타이틀 42를 5월 23일에 아예 폐기할 예정이다.

AP통신이 만난 한 두 아이의 엄마는 쿠바를 떠난지 몇 년만에 처음으로 아이들과 부모님을 합법적 채널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시킬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미 4만 달러를 중개인에게 주어서 멕시코 국경을 거쳐 데려올 예정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말했다.
 
 플로리자 국제대학교의 호르헤 두아니 쿠바연구소장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쿠바에서 미국으로 사상 최대의 이민인 12만4700명이 몰려왔던 1980년 마리엘 호 선박입국에 이어서 앞으로 들어올 쿠바 이민들이 그 숫자를 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쿠바인들의 이 같은 엑소더스 열풍은 주로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경제상황과 미국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 크다.  지난 해 7월 11일에는 경제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최초의 민중 시위로 1400명이 체포되고 500여명이 최고 30년형에 처해졌다.

쿠바 정부는 아직 정확한 이민 숫자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이런 상황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자국민의 이민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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