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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인도네시아와 함께 뛰는 韓기업들...車산업 동반성장·정유 자립화 파트너로

등록 2023.03.20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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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전기차 생산라인

현대엔지니어링 '정유 자립화' 목표 앞장

원희룡 "인적자원 발전시켜 형제국가로"

[자카르타=뉴시스] 고가혜 기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인니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 앞에서 현장 관계자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자카르타=뉴시스] 고가혜 기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인니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 앞에서 현장 관계자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자카르타=뉴시스] 고가혜 기자 =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은 40~50년 동안 일본 업체들이 장악해 왔지만 (현지에서) 현지 업체 육성은 거의 안 해놓았습니다. 이에 저희가 (기술 이전 및 인력 양성 등) 협력사 R&D 동반성장의 역할도 해주다 보니 인니 정부에서도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인도네시아 현대자동차 공장 관계자)

지난 16일 오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자카르타 시내에서 한시간 반 떨어진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 소재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을 찾았다.

공장 내에는 머리에 히잡을 두른 채 현대차 작업복을 입고 있는 인니 현지 직원들이 첨단로봇 생산시스템 사이사이에서 차량을 직접 조립하고 있었다. 실제 공장에서 근무하는 총 3720명의 직원 중 대부분은 인니 현지 직원들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2019년 11월 조코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현대차 울산 공장에 방한하면서 맺은 투자협약 MOU에 따라 지어진 곳으로, 지난해 3월 준공식을 열고 현지에서 아이오닉5·크레타·산타페·스타게이저 등 차량 생산에 돌입했다.

특히나 이곳에서 자체 생산되고 있는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최초의 전기자동차로,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소가 없는 인니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차량과 함께 판매하는 등 인니 전기자동차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었다.
[자카르타=뉴시스] 국토부 인도네시아 동행취재단=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직접 검수라인에서 완성된 차량을 검수한 뒤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뉴시스] 국토부 인도네시아 동행취재단=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직접 검수라인에서 완성된 차량을 검수한 뒤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네시아 현대자동차 공장 관계자는 "현대차의 인니 자동차 로드맵 발표 후 인니 정부 측에 관련 법 개정을 요청했었는데 20개월 만에 법을 바로 바꿔줬다"며 "인니 정부가 이처럼 미래 자동차 산업의 동반자로 한국을 생각하고 있다보니 토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최근 현대를 굉장히 견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니는 니켈 매장량이 전세계 약 25% 수준으로 보유량이 가장 많은데 점점 이러한 원자재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LG와 함께 현지에 배터리 셀 공장을 투자, 내년 하반기쯤부터 이를 이용해 전기차 생산 현지화율을 60%로 맞추려는 전략"이라며 "현재 인니 내 차량 90만대 중 99%는 일본 차지만 현대차도 지난 2021년 0.4% 점유율에서 지난해 3.3%까지 올라왔다. 현대차는 전기차로 시장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에 "우리는 인력도, 자원도, 시간도 부족한 반면 인니는 이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중요한 나라"라며 "단순히 자원의 획득 또는 상품 수출 시장으로서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 인구 절반이 젊은 세대인 인니의 인적 자원을 진심으로 발전시켜주고 그들에게 기술과 일자리와 세상을 보는 눈을 가르쳐 주며 우리의 진정한 파트너이자 형제 국가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이날 공장에서 프레스·차체·도장·의장 등의 생산과정을 확인하고 최종 검수 라인에서 직접 차체를 점검한 뒤 현지에 파견된 우리나라 근로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자카르타=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방문한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공사 현장(사진 제공=현대엔지니어링)

[자카르타=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방문한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공사 현장(사진 제공=현대엔지니어링)

인니 시장에 진출한 다른 나라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술 이전 없이 인니의 풍부한 원자재와 노동력만 활용한 것과 달리 우리 기업들은 인니 현지에서 자체 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전수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도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자카르타에서 1000㎞ 거리를 다시 비행기로 날아와 방문한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현장 역시 인니 현지에서 인력 양성 및 기술 공유에 일조하고 있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40년이 넘은 낡은 정유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정유 공정 중 가장 핵심 고도화설비인 중질유분해시설(RFCC) 등 신규시설을 추가해 인니의 정유 자립화 달성을 목표로 하는 인니 최대 국가전략산업이다.

이는 한-인니 플랜트분야 최대 협력사업으로, 약 20~30여년간 일본 업체가 사업을 점유하던 인니 국영 정유회사(Pertamina) 발주공사에 한국이 최초로 참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평시 1만9447명(최대 2만2000명)의 직원 중 1만8919명의 인력을 현지인으로 채워 넣고 있었다. 실제 공사 현장에는 남녀 가리지 않고 안전모를 쓴 인니 현지 직원들이 뜨거운 햇빛 아래서 공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자카르타=뉴시스] 고가혜 기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현장을 찾아 한국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뉴시스] 고가혜 기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현장을 찾아 한국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엔지니어링 현장 관계자는 "인니는 인구 2억7000여명 이상에 석유도 매장량이 37억배럴에 달하는 세계 20위의 원유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유시설 부족으로 전체 소유의 60%밖에 커버를 못하고 있다"고 이번 사업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인니 정부는 2030년까지 기존 5개 정유공장 개선에 300억달러, 신규 정유공장 2개 건설에 240억달러 등을 투입할 예정으로 향후 우리 기업의 관련 사업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30여분에 걸친 현장 투어에서 원 장관에게 RFCC 시설과 관련해 "참기름을 짜고 짜고 또 짜내듯 증류로 한 번 걸러낸 원유를 촉매를 이용해 수 차례 처리하는 난이도 높은 공정설비"라고 설명하며 "이처럼 플랜트 기획 및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작업은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잘 하지 못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서울을 가리키며 꿈에도 그립다고 말하는 직원들이 고국에서 멀리 떠나와 일하는 모습에 미안한 생각도 든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잘하고 있는 것은 익히 들었지만 현장에 와 보니 실감도 나고 자랑스럽다"면서 "우리는 국토도 좁고 자원도 없지만 수준은 높아 이제는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다만 과거처럼 일품만 팔러 가는 게 아니라 기술을 갖고, 부가가치 상당의 패키지를 가지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카르타=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방문한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공사 현장(사진 제공=현대엔지니어링)

[자카르타=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8일 방문한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남동쪽 해변가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IKAN 프로젝트' 정유공장 공사 현장(사진 제공=현대엔지니어링)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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